정보보호 기업들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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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보호 기업이 사라진다.’

 국내를 대표했던 정보보호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기존 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진출하면서 정보보호 사업이 위축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사이버 국가 안보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기업을 운영했던 창업자들이 기업을 줄줄이 떠나면서 나타나 무력한 보안업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1990년대 말 방화벽 시장을 주름잡았던 한국정보공학을 시작으로 최근 퓨쳐시스템·소프트포럼·시큐어소프트 등이 정보보호 사업 비중을 낮췄다. 특히 이들 기업은 코스닥에 등록돼 각각 가상사설망(VPN)과 암호솔루션, 방화벽 등의 분야를 선도했지만 보안사업 분야에서 장기적인 성장 계획을 짤 수 없다며 타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정보보호 기업 왜 사라지나=코스닥에 등록된 정보보호 기업들은 실적 압박에 시달리면서 매출과 수익이 많이 나는 분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는 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강조되지만 국내 기업들의 보안 투자는 여전히 부진, 시장이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대부분 코스닥 등록 후 계속된 시장 침체와 차세대 솔루션 개발 및 시장점유율 확대에 실패하면서 주가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렇다 보니 보안기업들은 우회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의 주요 타깃으로 부상했다. 소프트웨어를 주사업으로 하는 보안기업은 주가는 매우 낮고 기업 규모가 작아 우회상장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 인터베스트의 임정희 바이오투자 팀장은 “우회상장에 적합한 기업은 현재 사업영역에 뚜렷한 발전가능성이 없어 성장동력이 필요한 경우”라며 “보안업체와 바이오업체는 이런 상호 간의 요구를 잘 충족시킨다”고 설명했다.

 ◇사업 축소도 줄이어=퓨쳐시스템은 최근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인 렉산파마슈티컬스에 인수되면서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큐어소프트는 정보보호연구개발 사업부를 정리하고 관련 기술 및 영업권을 유니포인트에 양도했다. 또 직원을 10여명으로 줄이고 사실상 지주회사로 탈바꿈했다. 시큐어소프트는 게임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 냉동식품사인 ‘도투락’의 상표권을 인수하는 등 보안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소프트포럼은 올 초 LCD 장비업체인 두레테크와 합병했다. 소프트포럼은 창사 이래 사상 최대 1분기 실적인 145억8000만원의 매출과 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런 성과는 보안 부문의 성장이 아니라 LCD사업의 확장 때문이었다.

 이외에도 윈스테크넷과 이니텍, 닉스테크 등이 기존 보안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로 사업 진출을 꾀하며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김대연 윈스테크넷 사장은 “기존 보안 솔루션 공급만으로 기업 규모를 키울 수 없다”며 “회사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사업군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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