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과거 IBM의 노트북PC 브랜드인 ‘씽크패드’를 레노버 스타일로 전환하려는 계획에 실패, ‘씽크패드’를 끝내 포기할 것 같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이 회사의 빌 아멜리오 CEO는 지난해 IBM에서 인수한 씽크패드의 디자인을 바꾼 데 대한 고객들의 평가가 예상보다 나쁘다며 전략수정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은 레노버가 미국 PC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 IBM의 흔적을 무리하게 지우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레노버는 지난 연말 전통적인 검정색 대신 티타늄 재질의 은색 씽크패드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IBM 씽크패드가 아니라 레노버 씽크패드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려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업고객은 은색 씽크패드를 외면하고 델과 HP 제품으로 돌아섰다. IBM의 전통과 이미지가 사라진 씽크패드는 싸구려 중국산 브랜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빌 아멜리오 CEO는 “씽크패드에 다른 색상을 적용하는 시도가 고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앞으로 컨슈머시장에 레노버 브랜드로 출시할 노트북PC에만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레노버가 단순히 자존심을 이유로 뜯어 고치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씽크패드가 갖는 브랜드 가치가 너무 높다며 레노버가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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