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
지난 주말 발표된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환율 및 판매가 하락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준 것은 휴대폰이다. 휴대폰을 포함한 정보통신 부문은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다시 반도체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1분기에 휴대폰이 반도체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오른 것에 만족할까. 내용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듯 싶다.
우선 지표로 보자. 삼성의 휴대폰은 전통적으로 1분기에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체 판매량 증가를 제외하고는 이런 분위기를 찾기 힘들다. 판매량은 분기 사상 최고치인 2900만대를 기록했지만 매출액과 평균판매단가(ASP)는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다행히 한 자릿수를 모면하며 10%를 기록했다. 그러나 해외 수출용 단말기 ASP는 171달러를 기록, 전 분기 184달러 대비 7%나 떨어졌다. 반면에 삼성전자처럼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는 소니에릭슨의 같은 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배나 증가했다.
문제는 2분기도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특히 삼성의 전략 단말기 상당수가 5월에 출시될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2006년형 신제품 효과는 오는 7월 이후인 3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여기에다 월드컵 마케팅 비용, 비수기로 접어드는 계절적 특성은 낙관론을 경계하게 만든다. 블루블랙폰의 바톤을 이어갈 새로운 히트상품 개발도 과제가 됐다.
삼성의 휴대폰 실적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마다 주위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프리미엄급과는 다른 전략적 저가 시장도 눈여겨봐야 할 때 아닌가”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 삼성전자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프리미엄 전략’을 HSDPA폰 등 고가의 3세대 단말기를 통해 세련되게 수용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이엔드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저가 시장에 대비한 ‘체력 보강’도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애니콜신화를 창조한 ‘미스터 휴대폰’의 힘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 궁금해진다.
◆IT산업부·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