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트라 모바일PC 시판에 거는 기대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어왔던 울트라 모바일(UM) PC가 마침내 다음달 1일부터 국내에서 시판된다. UM PC가 상용제품으로 판매되기는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UM PC는 PC분야 양대산맥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 모바일 분야 리더인 삼성전자 3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차세대 모바일 PC 플랫폼으로 지난달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2006’에서 처음으로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인텔과 MS가 UM PC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인 과정을 보면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두 모습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플랫폼인 UM PC를 한국시장에서 가장 먼저 내놓는다는 점이 하나고, 내로라 하는 세계적인 PC업체를 제쳐두고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삼았다는 점이 다른 하나다.

인텔과 MS는 그동안 새로운 PC 플랫폼을 숱하게 선보였지만 한국 시장과 PC업체는 항상 뒷전이었다. 시장규모나 파급력에서 보면 당연하겠지만 빨라 봐야 전 세계 동시판매 정도였다. 그러나 UM PC에서만큼은 달랐다. 델·HP 등 글로벌 PC업체가 아닌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의 아수스텍, 중국의 파운더텍 3사를 파트너로 삼았다. 특히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시판에 들어갈만큼 삼성전자를 각별히 대우했다. 인텔과 MS의 이 같은 자세변화는 우선 세계 주요 PC업체가 데스크톱PC나 노트북PC 등 주력기종이 아닌 신기종에 전력을 투구하지 않으리라는 예측이 작용했을 것이다. 반면에 삼성전자 등 3사는 상대적으로 새 플랫폼에 매진하기에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인텔과 MS가 모바일 분야의 리더인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가장 필요했고 한국 모바일 시장의 영향력이 강력하다는 점일 것이다.

 UM PC가 얼마만큼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견해다. 기능에서는 노트북PC에, 휴대성에서는 퍼스널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에 뒤떨어지며, 배터리 용량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를 떠나 한국은 이번 기회를 국내 PC산업 중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UM PC는 인텔과 MS가 차세대 모바일 PC 시장을 겨냥한 야심작인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만큼 컨버전스 시대에 휴대폰과 함께 PC계열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컨버전스의 화두는 휴대성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이었지만 갈수록 강력한 컴퓨팅기능이 필요하다고 봐야 한다. 휴대폰과 PMP 등이 지닌 컴퓨팅의 한계를 UM PC가 지녔다는 점에서 서로 보완적·경쟁적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 분야에서 미국과 대만에 밀린 우리로서는 PC산업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잠재력이 풍부한 모바일 PC에서 찾아야 할 상황이다. 미국과 대만의 주요 업체가 기존 주력 시장을 지켜야 하는 부담이 커 신시장 개척에 부담이 따른다는 점에서도 한국은 유리하다.

 더욱이 한국시장은 PDA 수요가 제자리 걸음을 하며 유독 휴대형 PC에서는 취약했지만 인텔과 MS가 UM PC의 전략적인 승부처로 삼을만큼 모바일 PC분야에서는 강력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조건이 우리에게 유리하므로 한국은 UM PC의 등장을 PC시장의 주도국으로, PC기술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컴퓨팅기능 강화가 요구되는 휴대폰 산업에도 또 하나의 시너지를 가져다줄 것이다. 하지만 제도 미비로 인해 지지부진한 IPTV 등 통·방융합 환경도 서둘러 정비해야 성과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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