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해결모델로 `가상기업` 급부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가상기업 몰드존의 금형사업 혁신모델

 가상기업이 경제 양극화를 해결하는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31일 정세균 장관을 비롯해 관계 전문가 30여명이 참석하는 ‘기계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제조 혁신 감담회’를 열고 가상기업을 한국형 제조혁신(i매뉴팩처링)의 대표 사례로 적극 추진키로 했다.

 가상기업은 같은 업종의 여러 기업이 온라인상에서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 현장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다. 즉 여러 개의 중소기업이 하나의 가상기업을 만들고 온라인 협업 인프라를 활용해 공동 개발·생산·판매하는 기업 간 협업 구조다.

 별도 법인으로 설립된 것도 아니고 실제 공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동종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덩치를 키워 경쟁력을 갖고 기술 개발과 생산의 시너지를 높이는 ‘보이지 않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같은 업종의 부분 최적화에서 전체 최적화로 확대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을 갖게 되는 제조업의 혁신 모델이다.

 ◇가상기업 ‘몰드존’ 이익 192% 증가=가상기업으로 성공한 기업이 ‘몰드존’이다. 몰드존은 경기도 시흥시에 소재한 금형 생산 관련 9개 중소기업이 모여 구성한 가상기업이다.

 몰드존은 디앤씨존(대표 이창호)을 중심 기업으로 해 납기를 33% 단축했다. 매출은 78.7%, 이익은 192% 증가했다. 올해도 200억원 상당의 수출이 전망되는 등 개별 기업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획기적인 성과로 오는 5월께 화성시에 ‘제2의 몰드존’이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또 자동차 사출 부품 개발을 위한 가상기업인 ‘오토몰드 협업허브(10개 업체 참여)’를 신규로 구축할 계획이다. 중·단기적으로 이미 구축된 금형 설계 허브, 금형 생산 허브를 지역 클러스터 사업과 연계해 지역 기업을 중심으로 가상기업을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전국 클러스터별로 확대될 듯=확실한 성과를 보인 가상기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기존 금형 설계·생산 가상기업을 확대해 △자동차 금형 생산 가상기업은 울산·전북 △기계·금형 산업은 창원·광주 △전자 산업은 구미 등 클러스터별로 추진한다. 또 각 클러스터에 소재한 28개 업체를 한데 묶어 ‘통합형 가상기업’을 구성하는 것도 준비중이다.

 기존 금형 설계 허브, 금형 생산 허브의 참여 업체(61개)와 거래하는 51개의 제2차 업체에도 이들 가상기업을 활용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산자부는 제조 혁신 인력 양성을 위해 e러닝 시스템 구축, 실무자 교육 과정 개발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한 교육 인프라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남기만 산자부 산업기계과장은 “가상기업은 e매뉴팩처링 사업의 주축으로 시범 사업을 통해 성과를 인정받은 모델”이라며 “전국적인 확대를 통해 전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 고속도로에 화물차가 다니는 것”=정 장관은 가상기업을 “정보 고속도로에 관광버스뿐만 아니라 화물차가 다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제조기지 부상, 일본의 제조업 부활, 국제 환경 규제 강화, 국내 노동 인구의 고령화 등 불리한 산업 여건을 타개할 제조혁신 방안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산자부는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부품·소재 기술 개발 사업과 함께 한국형 제조 혁신 사업을 역점 사업 우선순위에 두고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정 장관은 “국산 생산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서는 외형적 수출 규모가 아무리 커도 실속있는 성장이 어렵다”며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일반기계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질 좋은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혀 기계 산업 중심의 가상기업이 우선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