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중기 육성 자본시장에 달렸다](6.끝)선순환시스템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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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 중소기업 자본시장 확충을 위해 답보하고 있는 프리보드(구 제3시장)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7월 정부 및 벤처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프리보드 출범식 모습.

혁신형 중소기업의 자금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른 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정부가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지만 그 지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의 직접조달 기회를 늘려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귀족 벤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벤처간에도 각종 혜택을 받는 우량벤처와 여기서 소외된 소규모 벤처간의 격차가 심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은 “성장형 벤처엔 단순 융자보다는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수익성을 검증받지 못한 기업에도 자금조달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순환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수익성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라도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보유했다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이는 중소·벤처기업의 숨통을 열어주는 한편 투자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캐피털에도 투자수익을 밑거름 삼아 신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이 같은 차원에서 코스닥은 지난해 4월부터 상장심사시 기술력이 높은 기업에 한해 수익성 요건을 면제해주는 ‘기술성평가특례제도’를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산업기술평가원·전자통신연구원·생명공학연구원 등 공신력을 갖춘 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경상이익·자기자본이익률 등의 요건을 면제해주기 때문에 잠재력만으로도 코스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특례를 적용받은 기업이 지난해 ‘황우석 열풍’에 힘입어 관심을 모은 바이오업종 3개사에 불과해 성과는 크지 않았다.

따라서 IT업종은 물론 최근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각광받는 CT업종 기업에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

코스닥에 비해 진입요건이 낮아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에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프리보드는 시장 활성화가 급선무다. 프리보드는 지난해 7월 재출범시 벤처기업에 한해 양도세 비과세 적용 등 지원책이 시행됐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후속 대책도 지지부진하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관계자는 “지난해 재출범 이후 프리보드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추가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당분간 정부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004년말 벤처활성화대책을 내놓으면서 프리보드를 벤처자금 선순환의 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만큼 이러한 발표가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매매제도 개선 등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증권연구원 엄경식 연구원은 “프리보드에서 택하고 있는 상대매매방식은 매도·매수자간 일치하는 가격으로만 매매체결이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 활성화가 쉽지 않다”며 “전세계적으로 100% 상대매매로만 운영되는 시장은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프리보드를 운영중인 증권업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도 요구된다. 투자자들이 자연스레 관심을 갖고 모일 수 있도록 시장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노비즈협회 허두회 본부장은 “아직 프리보드는 과거 제3시장 시절 부실기업의 시장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며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량벤처를 유치하는 등 시장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