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게임즈(대표 이재만·30)는 지난 해 4월에 설립된 신생 개발업체다. 하지만 처음 선보인 격투게임 ‘권호’가 신생 업체에서 만든 것이라고 보기에 무색할 정도로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린 시절 오락기에 앞에 앉아 격투게임을 해 본 기억이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컴퓨터와 일대일로 대전을 벌이는 것도 재미 있지만, 격투게임이라면 다른 사람과 대전하는 것이 최고의 묘미다.
이겼을 경우 승자의 여유를 부릴 수 있고, 패했을 땐 다시 한번 도전하거나, 깨끗히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혹은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조용히 실력을 닦거나…. 이런 어린 시절 애뜻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 바로 NHN에서 서비스 하고 라디오게임즈가 개발한 대전 격투게임 ‘권호’다.
라디오게임즈는 격투게임의 온라인 게임화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뒤엎고, 시장에서 산뜻한 출발을 했다. 당시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격투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렸지만 그들은 오히려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성공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이라며 성공을 확신했고 또한 자신들의 능력을 믿었다. 그 배짱이 보기좋게 성공한 것이다.
이 회사에선 18명의 개발자가 불철주야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디오게임즈는 앞으로 인원을 25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당장 더 이상의 충원은 힘들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회사 안에 다른 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규모 자체보다는 시스템의 폭을 넓히는 방법으로 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거의 전 직원이 개발자라고 할 수 있는 이 회사의 작업실은 다른 개발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띈것은 다름 아닌 공기 청정기. 비록 규모는 작지만 평수대비 공기청정기의 수는 다른 어떤 회사보다 많은 것 같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 중 하나인 개발자들은 창작의 고통이 심해 주위 환경에 매우 예민한 편이다. 개발자 출신들이 설립한 회사답게 근무 환경에 민감한 개발자을 편안하게 해 주기 위해 공기를 맑게 하는 데 과감히 투자한 것이다.
또 개발사 특유의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를 가지면서도 그 안에서 스스로 절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바로 출·퇴근시간을 스스로 정해서 이를 철저히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발자마다 각각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방법이다.
즉 아침에 작업능률이 높은 사람은 아침에 출근하고, 밤에 높은 사람은 밤에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렇듯 작은 것 하나에도 섬세하게 신경쓰는 회사의 분위기로 인해 수준 높은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이 회사는 처음부터 전문개발사로 인정 받는 것을 목표로 했기에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현재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인원의 대부분이 개발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개발자 출신이기 때문에 가장 잘 할 수있는 것은 개발이며,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최고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그들은 믿고 있다.
현재 ‘권호’ 서비스 초기 단계여서 안정화를 시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며, 향후 계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다른 격투게임과는 차별화된 ‘권호’만의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 목표는 전문개발사로서 인정받아 라디오게임즈만의 게임철학이 녹아 있는 작품들을 시장에 계속 내 놓는 것이다. 향후 개발할 작품 역시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액션이 살아 숨쉬는 멋진 작품이 될 것이라고.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누구도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당당히 성공한 개발사. 게임은 그저 편하게 즐겨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가볍게 즐기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최고의 목표인 라디오게임즈가 앞으로 어떻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갈지 기대된다.“우리만의 스타일을 만든다”
- ‘권호’는 어떤 게임인가.
▲권투의 강호라는 뜻이다. 제목 그대로 온라인 대전 격투 게임이다. 하지만 다른 격투 게임과는 달리 온라인에 맞게 캐릭터 성장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캐릭터 위주의 작품은 아니다. 기술을 중요시 했고 기술습득을 통한 자신만의 캐릭터를 키울 수 있어, 단순 대전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지금의 회사규모에 만족하나.
▲회사규모가 크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은 엔터테인먼트다. 영화가 시나리오·투자·서비스·제작이 따로 이뤄지는 것처럼 앞으로 게임 역시 그렇게 변화될 것이다. 처음부터 전문 개발사가 되기로 했고 전문개발사가 되기 위해 많은 인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능력있는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 조금 어려운 부분이다. 조그만 개발사에도 능력있는 개발자들이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우선 현재 서비스 하고 있는 작품에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다음 현재 추진하고 있는 유료화에 대한 기본 방향을 정할 것이다. 현재는 부분유료화 방식이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처음의 목표를 지켜나가는 회사가 되고 싶다. 전문개발사를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에 맞게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큰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목표했던 한가지에 충실한 내실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
<모승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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