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세상]변대규 휴맥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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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말쯤이 되면 사업권 재신청 여부가 결정날 것입니다.”

 지난 17일 분당 휴맥스 사옥. 변대규 휴맥스 사장을 만나자마자 경인방송 사업권 재참여 여부를 물었다.

 대답은 명쾌했다. 1차 사업권 선정 탈락 이후 재신청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은 참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벤처 대표, 휴맥스의 방송사업 진출은 그만큼 절실하다.

 “통·방 융합, 기술 변화 영향 등에 대해서 휴맥스만큼 강한 기업이 없었을 것입니다. 부품사업 등은 나중에 참여가 가능하겠지만 우리나라 대표 벤처기업으로 방송사업 진출은 의미있는 일이자 벤처들의 희망입니다.”

 의미있는 일인 ‘경인방송 사업권’ 쟁탈전은 변 사장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줬다. 그는 ‘많이 배웠다’는 말로 압축했다. 이번 일 말고 다른 사업 실패 경험을 물었다.

 “해외 진출시 기업들이 겪는 오류는 많습니다. 가장 큰 잘못은 자기 회사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고 맹신하는 일입니다. 많은 CEO가 ‘우리 회사 기술은 최고인데 마케팅과 돈이 문제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기술은 밑바닥이기 일쑤입니다. 밑바닥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변 사장은 기술력만을 믿고 나간 해외 시장에서 해외 바이어를 만나 보니 기술력 부족을 절감했다고 한다. 이것을 확인하는 데만도 1∼2년이 걸렸다.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뒤 해외로 나갔기에망정이지 무작정 해외 시장만을 의지했다가는 ‘쪽박 찰 뻔’했다.

 “해외에 나가면 뒷골목을 먼저 가야 합니다. 4차로 포장도로는 벤처기업 몫이 아닙니다. 차들이 많이 다니거든요. 뒷골목 시장에서 기댈 곳을 만든 뒤 조금 더 큰길로 서서히 나가야 합니다. 메인도로는 잘 보이지만 뒷골목은 찾기도 어렵습니다.”

 변 사장의 뒷골목론은 벤처기업이 해외 진출할 때는 큰 거래처를 찾기보다는 해외 틈새 시장을 찾으라는 말이다.

 틈새 시장은 ‘찾기 어렵고, 구질구질한’ 골목길이다. 골목길을 헤쳐가기 위해서는 현지 문화와 풍습을 잘 아는 현지인을 데리고 오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선결과제지만.

 “바람에 몸을 실어야 합니다. 벤처기업이 바람을 일으키려면 힘이 듭니다. 부채로 바람을 만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바람은 대기업이 만드는 것입니다.”

 후배 기업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팔릴 만한 물건을 정하고 개발해야지, 개발하고 싶은 것을 개발한 뒤 팔려고 하면 안 됩니다.”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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