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통신장비 업계의 기업 간 합종연횡이 잇따르면서 국내 시장에도 거대한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폭풍의 진원지는 화웨이·스리콤·노텔·어바이어·주니퍼네트웍스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들. 이들은 지분 교환(매각), 합작사 설립, 제품 공동개발 등 합종이나 연횡을 통해 세계 시장의 지배력 재편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는 물론이고 국내 통신장비 시장의 역학 구도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의 현지법인과 제휴를 맺거나 추진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역학구도 변화의 중심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 수정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합종연횡의 핵 화웨이=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곳은 불과 10년 만에 글로벌 기업 반열에 우뚝 선 중국의 화웨이. 화웨이는 지난 2003년 11월 스리콤과 합작법인 ‘화웨이-스리콤’을 중국에 설립했다. 처음 지분은 화웨이가 51%를 소유한 구조였으나 최근 스리콤에 지분 2%를 매각하고 경영권도 넘겼다.
화웨이는 또 최근 캐나다의 노텔과 올 3분기 출범을 목표로 오타와에 합작법인 설립을 확정하기로 했다. 노텔을 기반으로 북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노텔 역시 지난 2001년 이후 거의 포기했던 광대역 접속 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시장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진원지 어바이어=화웨이 못지않게 국내 시장 재편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변수의 기업은 어바이어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서 분리된 어바이어는 음성 중심의 유선통신 시장에서 최강자로 군림하는 회사다.
어바이어는 최근 데이터 네트워크장비 전문 주니퍼네트웍스와 손을 잡았다. IP 기반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장비의 공동 개발 및 판매를 위해서다. 두 회사의 제휴는 이미 마케팅·판매 등에서 협력해온 삼성전자-어바이어와의 제휴 관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주니퍼네트웍스 제품군이 중첩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IP네트워크 장비분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 후폭풍=이 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의 한국법인(지사)이나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은 주목의 대상이다. 당장 스리콤과 화웨이 간 경영권 양수도로 화웨이-스리콤과 한국쓰리콤 간 통합 논의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제휴 논의가 진행중인 삼성전자와 어바이어의 영업 분야 및 파트너 조정 문제도 튀어나오고 있다. 어바이어와 주니퍼네트웍스의 협력에 따라 시스코시스템스와의 새로운 경쟁 구도 형성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노텔을 기반으로 세계 진출을 타진해오던 LG-노텔도 노텔과 화웨이 간 합작사 설립에 따라 ‘국내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와이브로용 장비 등 독자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백화점식 제품군을 가진 화웨이와 상당 부분 중복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노텔과 시스템·단말기 협력을 통해 세계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던 LG전자의 의도도 희석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영원한 적과 동지는 없다”며 “이합집산이 빈번한 시장 상황을 분석, 최대한 많은 것을 얻는 게 ‘절대 선’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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