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M 없는 MP3 판매가 시장 변화 이끈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능을 제거한 MP3 파일이 온라인 음악 시장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유료 파일에 장착된 DRM이 오히려 기기 선택권을 제한하면서 사용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P2P로 몰렸던 소비자를 유료 시장으로 끌어오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DRM 없는 MP3의 판매량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음원 이용을 허락하는 권리자가 늘어나면 온라인 음악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쥬크온과 벅스, 맥스MP3, 뮤즈 등 주요 온라인 음악 사이트가 매월 판매하는 음악의 60%가량이 DRM 없는 MP3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쥬크온이 업계 최초로 음악권리자와의 협의를 거쳐 전체 음원의 15%를 DRM 없이 판매하기 시작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한 변화다. 당시 쥬크온의 DRM 프리(free) 정책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자 벅스를 시작으로 뮤즈와 맥스MP3 등이 잇달아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직장인 신현숙씨(30)는 “CD를 사면 어떤 CD플레이어에서도 듣는데 디지털 음원은 DRM에 따라 재생이 결정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제값을 주고 구매한 음원에 대한 DRM 장착이 진정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프리 DRM 서비스를 적극 지지했다.

 프리 DRM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기기 등록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쥬크온은 MP3폰 등록률이 30%에 이르고 있다. 이동통신사별로 자체 DRM을 갖춘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일이다. 아이팟과 네트워크워크맨 등 MS DRM과 넷싱크를 지원하지 않는 기기의 등록률도 1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아직 전체 온라인 음악 시장의 성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지만 P2P 서비스에 대한 권리자들의 집중공격으로 유료 시장의 가능성이 열리는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석우 쥬크온 사장은 “소비자 위주 서비스가 온라인 음악 시장 성장을 이끈다는 점에서 DRM 없는 MP3 음악은 새로운 시도”라며 “아직 모든 권리자가 동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워터마크 장착 등을 통해 음악 무단 공유를 막으면서 지속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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