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자정부 중복투자 심각"…해당부처 `반발`

 감사원이 정보통신부·행정자치부·한국전산원 등 17개 기관을 대상으로 전자정부사업 추진 실태를 감사한 결과, 전자정부통신망 등에서 부처별 중복 투자에 따른 예산 낭비와 효율성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해당 부처들은 객관성이 부족한 원칙 없는 감사라며 강력 반발, 논란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정통부가 지난 2003년 8월 전자정부 로드맵에 따라 국가기관이 사용하는 ‘전자정부통신망’을 구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자부도 별도로 2004년 3월 KT와 3년 임차료 114억원에 전자정부통신망 구축 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또 정통부 산하 한국전산원이 정보화촉진기본법에 따라 전자정부사업을 지원하고 있는데도 행자부가 같은 기능을 가진 ‘전자정부진흥원’ 설립을 추진하는 등 중복된 사업으로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정통부가 2004년 11월부터 부처별 정보시스템과 인력 등을 통합해 공동 활용하는 정부통합전산센터를 구축했으나, 교육인적자원부 등 4개 부처가 외부기관에 위탁한 장비를 이전하지 않아 통합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1998년부터 구축하고 있는 토지관리정보시스템(LMIS)의 경우 수록된 지적도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실제 지형과 일치하지 않는 등 오류가 발생해 지자체 163곳 중 102곳이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정통부 장관에게 전자정부통신망을 일원화하도록 하는 등 모두 21건의 개선사항을 관련 부처에 통보, 사업지원체계와 제도를 개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관련 부처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행자부는 정통부보다 7년이나 빠른 지난 1996년부터 국가망 사업을 통해 전자정부통신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국가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이 같은 사실을 실사 때 충분히 설명했으나 감사 결과에서는 누락됐다”고 말했다. 진흥원 설립 역시 아직까지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예산 낭비’라는 지적은 감사원이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는 게 행자부의 주장이다.

 건교부 역시 “지자체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중앙부처에 떠넘기는 격”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는 “감사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돼야 하나 이번 감사는 이 같은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실제로 행자·정통부 감사에 정통부 산하 조직인 전산원 연구원을 감사역으로 대동하는 등 감사원의 전자정부 감사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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