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통신사업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애물단지’에서 수익성 창출은 물론이고 미래사업의 ‘보물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우후죽순 난립했던 국내 IDC시장이 3강 1중 구도로 완전 재편됐고, 콘텐츠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IDC 업그레이드를 통해 대형 콘텐츠 사업자를 유치하려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3강은 KT·데이콤·하나로텔레콤, 1중은 호스트웨이코리아를 각각 지칭한다.
◇IDC, 규모의 경제 실현=KT는 서울 목동에 국내 최대규모의 IDC 확장 계획을 밝힌 데 이어 현재 짓고 있는 영동국사 일부를 IDC로 활용하기로 했다. KT는 특히 기존 전화국의 역할이 점점 축소됨에 따라 전국 주요 위치에 포진한 전화국 중 일부를 IDC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영동국사 외에도 신축 또는 재건축 전화국에 IDC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백업센터(DR센터)·전산센터·IT콘택트센터 등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KT의 계획이 완료되는 오는 2008년에는 현재 IDC 규모의 50% 이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데이콤도 별도법인이던 KIDC를 오는 3월 합병하는 데 이어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부지에 제4의 IDC를 신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네 번째 IDC가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없다.
KIDC 관계자는 “전자정부가 확대되고 전산실 아웃소싱이 대세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IDC는 앞으로 수년간 견고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통신사업자들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IT콘택트센터 등 각종 부가사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IDC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엔진)과 호스트웨이코리아는 당장 확장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그러나 중소 IDC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단순 호스팅이 아니라 보안·백업·시스템 운용까지 대행하는 IT 아웃소싱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IDC,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IDC는 도심에 대규모 건물을 신축해야 하고 전기료 등 운영비가 만만찮아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 지난 2000년 닷컴 붐을 타고 우후죽순 생겼으나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이 불어 닥쳐 한때 통신업계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위성 및 지상파DMB, 와이브로 등 신규서비스가 잇따라 개시되고 이에 따른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통신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서버 유치에 나서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시스템통합(SI)과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IDC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호스트웨이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에서부터 구글을 중심으로 제기된 통신업계와 콘텐츠업계의 주도권 싸움에서 통신사업자가 밀리지 않기 위해 IDC를 통해 콘텐츠 트래픽을 직접 관리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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