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글로벌 CEO에게 듣는다]헥터루이즈 AMD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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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새 우리는 디지털 콘텐츠의 폭발적 증가를 목격했습니다. 첫 번째 충격이 기업 데이터 센터와 서버에서 발생했다면 이젠 두 번째 물결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바로 음악, 비디오, 게임 콘텐츠의 디지털화입니다. PC는 디지털홈의 중심역할을 하며 반도체 업계에 엄청난 기회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헥터 루이즈 AMD회장은 새해 가장 주목받는 글로벌 기업 CEO중 한 사람이다. AMD의 기록적인 성장을 이끌면서 세계 IT시장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해 온 그가 새해에는 디지털 콘텐츠와 컨버전스 기기에 주목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가진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콘텐츠의 디지털화로 창출되는 새로운 수요가 반도체 업계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루이즈 회장은 이같은 변화를 협업의 프로세스를 통해 주도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장 앞선 IT인프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시장과 한국내 파트너들의 협력을 통해 PC와 기업용 서버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중심의 성장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한국은 유일무이한(unique) 시장”이라며 “한국기술개발센터를 중심으로 DMB, 와이브로 단말기, PMP, 디지털가전 등 멀티미디어 컨버전스 기기 개발을 위해 한국내 기업들과 밀착 협력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 새해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지난 5년간 디지털 콘텐츠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같은 움직임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이미 확인된다. 기업의 데이터센터와 서버팜, 네트워크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업계표준의 고성능 x86서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새해 해당 프로세서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다. 일반 사용자 측면에서도 음악, 비디오, 게임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통한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가 시작되고 있다. PC는 디지털홈의 중심이 될 것이며 이는 반도체 업체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다. 디지털홈시대는 PC가 단순히 거실로 나오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사용자가 디지털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대로 저장하고 편집,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 앞으로 AMD가 보여줄 기술리더십은 무엇인가.

△ 마이크로 프로세서 기술의 진화로 볼 때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고객과 최종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컴퓨팅 업계는 프로세서의 단순한 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시기를 지나 효율적인 성능, 즉 와트당 성능이 중요시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예컨데 출력을 극대화시킨 머슬카에 대한 집착을 가져온 미국 자동차 업계가 90년대 이후 고객 요구 변화에 따라 연료효율성이 뛰어난 자동차로 돌아선 것과 유사하다. 와트당 성능은 노트북 PC의 배터리 사용시간, 서버 운영비용, PC 소유비용을 결정하는 핵심적 사항이므로 그 중요성이 계속해 커질 것이다.

-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범위를 디지털가전, 모바일 분야로 넓히기 위한 사업 전략은.

△ AMD는 x86프로세서를 어떤 장소에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x86 Everywhere)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전략이 다양한 범위의 제품들간 연결과 데이터 공유를 보다 간편하게 하는 솔루션 개발을 지원할 것으로 믿는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자간 에코시스템을 구축, 최종사용자들에게 최대의 혜택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구체적 일정을 밝힐 순 없지만 이러한 비전이 현실화되는 솔루션을 곧 선보일 것이다.

- 시장에서의 경쟁과 고객만족을 위한 혁신은 별개가 아니다. 새해 인텔과의 경쟁구도는.

△ 고객을 위한 혁신과 경쟁은 동일선상에 있다. 새해에도 AMD는 기술이나 실행 면에서 인텔을 앞설 것으로 기대한다. AMD의 혁신은 협업의 프로세스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AMD의 고객과 최종소비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 고객중심의 혁신은 AMD가 반도체 업계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기반이다. AMD는 경쟁사가 우리를 따라 잡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에 관계없이 우리의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 첨단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서비스의 시연장으로 부상한 한국시장에 대한 전략은.

△ 인터넷보급률이나 신기술의 도입속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은 유일무이한 시장이다. AMD는 한국의 고객, 파트너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한국시장의 요구에 맞춘 최적화된 제품 제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기술개발센터를 최근에 설립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R&D센터를 통해 DMB, 와이브로 터미널, PMP, HSDPA 등 멀티미디어 기기들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가겠다.

-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 지난 몇 년간 기술적 우위와 고객에 대한 헌신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상당히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최근 조사를 보면 고객들의 AMD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AMD기반 제품 구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고객이 성공하는 데 기여하는 핵심 부품으로서 AMD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고객들의 브랜드 가치를 손상시키면서까지 자신만의 브랜드를 키우는 방법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 추구하는 CEO 상은.

△ CEO로서 두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두가지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다만 격변의 시기에서 AMD가 생존해 갈 수 있도록 기여했던 사람으로 기억될지 아닐지를 생각한다.

 

◆헥터 루이즈는 누구?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지난 해 말 헥터루이즈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임 샌더스 회장은 반도체 업계의 매버릭(maverick), 퍼니맨(funnyman)으로 불릴 만큼 독특하면서 재미난 사람이었다. 그런데 루이즈 회장은 그에 비해 심각(serious)한 스타일 같다”고 평했다.

진 장관은 “그만큼 샌더스 회장의 AMD가 (마이크로 프로세서 성능에서) 인텔을 이기는데 집착했다면 이젠 저전력 솔루션을 통한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 등으로 밸런스를 맞춘 다양한 접근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징 장관의 평대로 루이즈 회장은 2002년 AMD를 이끌어온 이래 인텔의 유일한 대항마로서가 아니라 고객혁신과 기술리더십의 모범을 보여주는 회사로 AMD를 자리매김시키고 있다. “주차위반보다는 과속 범칙금을 부과받는 직원을 원한다”는 인재상은 공격적인 리더십을 잘 보여준다. 또 “우리의 목표는 인텔과의 경쟁이 아닌 고객을 위한 혁신”이라는 목표 역시 경쟁이 아닌 서비스의 질로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전세계 인구 50%가 2015년까지 인터넷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50×15’ 비전과 이를 위한 100달러 짜리 노트북 개념을 제시하면서 기술이 이끄는 사회의 진화를 주도하고 나섰다.

멕시코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텍사스대 전자공학 학사·석사와 라이스대 전자공학 박사 등을 거쳐 입지전적인 삶을 개척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TI와 모토로라 반도체 부문을 거쳐 2000년 AMD 사장겸 최고운영책임자(COO), 2002년 4월 AMD CEO에 취임했다.

◆헥터 루이즈 회장의 인재론

루이즈 회장은 AMD 성공의 키워드로 한 치의 망설임없이 ‘인재(人材)’를 꼽았다. 그의 경영 경구 제 1호는 ‘주변에 믿을 만한 인재를 많이 두어라. 그리고 그들을 믿어라’는 것이다. “AMD의 성공비결은 첫째 세계 어디서나 최고의 인재를 유치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최고의 인재들이 고객이 원하는 것이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죠.”

루이즈 회장은 유비쿼터스 시대 인재상으로 도전정신을 꼽았다. 주도권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는 인재, 현명하고 프로페셔널한 인재, 신중하면서도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재가 그가 원하는 인재상 1호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실수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지혜와 모험을 그는 원한다.

또 루이즈 회장의 인재경영론은 주도적이면서도 뛰어난 인재들이 고객을 위한 혁신을 창조할 수 있도록 자율을 줘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영속적인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회사는 뛰어난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것은 물론 인재들이 혁신을 창조할 수 있도록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명한 인재들에게는 세세한 부분에까지 관여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내가 어떠한 대우를 받고 싶은지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직원들을 대우하고 어떤 문화를 만들어야 할지가 분명해집니다.”

<헥터루이즈 회장 인사말>

"I wish you all a truly joyous holiday season and hope that 2006 brings health and happiness for you and your loved ones."

(즐겁고 복된 연말 연시 보내시고, 2006년에도 여러분과 여러분이 사랑하는 분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길 바랍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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