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대중적인 우리말 표기수단으로 정착하게 된데는 근대화 초기 종교계, 특히 기독교의 역할이 크다. 1900년대 초기 당시 지식인 언어인 한문 대신 민중 언어인 한글로 성경을 번역한 것은 한글을 대중화시킨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이야 한글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고 성경도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100년 전으로 돌아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1900년대는 선교사들이 들어온 지 20년도 되지 않았기에 한글 성경을 갖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한글로 펴냄으로써 한글이 비로소 제자리를 잡게 되었다. 또 당시 교육 사업에 관심이 높았던 선교사들은 한글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초등교육 중심’으로 사업을 펼침으로써 문맹률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 기독교내에서는 잘못된 한글 사용이 관례화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회 안에 잘못된 언어문화가 형성된 데에는 잘못된 성경번역, 국어와 어법에 대한 무지, 목회자의 권위주의 문화, 변화를 싫어함 등이 꼽히고 있다. 100년 전에 쓰던 죽은 말들을 주옥같이 여기는 풍토 때문에 현대적 쉬운 용어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내부적인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일부 교회에서는 한글 맞춤법SW를 도입,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 ‘사랑의 교회’는 한글 맞춤법SW를 도입, 사용하고 있다. 설교 원고작성이나 인터넷 공개 전에 맞춤법시스템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대천 성락교회도 설교 작성에 한글 맞춤법SW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동안 관례적으로 사용되어온 교회용어를 순화하는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함께 가톨릭 수원교구청도 강론원고 교정에 맞춤법SW를 활용하는 등 바른 한글 사용을 통해 대중에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한글을 선교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노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석연 전 서울대 교수 및 뉴욕주립대학교 명예 교수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다국어 처리의 해결책으로 ‘정음’을 제시하고 중국 소수 민족에 ‘훈민정음’을 이용한 복음 전도와 성서 번역의 가능성을 직접 시도하고 있다.
훈민정음이 세계 만민의 말을 쉽고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는 만국 음성기호로 자질을 완벽하게 갖춘 표기 수단이라고 김 전 교수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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