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영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 등 정보기기의 사용기와 정보를 담은 전문 리뷰 콘텐츠를 원제작자의 허락없이 무단으로 자사 사이트에 연결(링크)하는 이른바 ‘링킹(Linking)’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하이퍼링크(hyper link)와 양방향성이 강조되는 인터넷에서 콘텐츠는 언제나 무단 복제나 링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 저작권 침해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옥션·다나와 등 몇몇 쇼핑몰업체가 자사의 리뷰 콘텐츠를 불법 링킹하는 행위에 대해 대대적으로 조사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 보면 흔한 저작권 공방으로 넘길 수 있다. 쇼핑몰업체들은 이와 관련, 네티즌 소송이라는 다소 사회적 파문이 예상되는 대책까지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번 링킹이 단순한 저작권 도용을 넘어서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신종 사기 수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링킹은 인터넷 포털에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카페와 블로그에 주요 쇼핑몰의 전문 리뷰를 올려놓고 정작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상세정보를 클릭하면 소비자도 모르는 사이에 리뷰를 만든 업체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이트로 이동한다. 소비자가 각별한 주의를 기울지 않는 허점을 이용해 유령업체가 얼마든지 사기행각을 벌일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국 법정에서는 이미 ‘링킹’ 행위를 영업방해 행위로 간주하고 불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물론 리뷰와 같은 고유 창작물을 무단으로 가져갈 때에는 저작권 위반으로 엄격히 제재한다.
그러나 인터넷 문화가 가장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쇼핑몰업체들이 과연 네티즌을 상대로 이 같은 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터넷에는 어떤 콘텐츠든 공짜라는 인식이 이미 관례화돼 있어 자칫 잘못하다 네티즌의 뭇매를 맞을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링킹에 대해 네티즌의 눈치를 보다가는 대규모 소비자 피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길게는 일주일 이상 작업을 해야 완성하는 리뷰 콘텐츠를 무단 복제하거나 링킹하는 것은 범죄다. 올바른 인터넷 쇼핑 문화를 위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쇼핑몰업체의 용기를 기대해 본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