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사람 눈의 구조와 상당부분 닮았다. 그런데 유독 닮지 않은 부분이 바로 렌즈다.
눈의 경우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수정체 끝 부분을 잡고 있는 근육이 수정체를 밀어서 두껍게 만들고, 반대로 먼 곳을 볼 때는 근육이 잡아당겨 져서 수정체를 얇게 만듦으로써 물체를 본다. 그러나 카메라는 굴절률이 각기 다른 오목하고 볼록한 렌즈를 여러 장 겹치게 하고 그 사이의 거리를 기계장치로 변화시켜서 초점을 맞춘다.
렌즈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고, 빛의 투과율도 떨어지며, 무엇보다도 모듈의 크기를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최근 카메라 렌즈의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사람의 눈과 매우 근접한 렌즈가 개발돼 화제다. 네덜란드 필립스 연구소가 개발한 ‘액체 초점 렌즈’가 바로 그것이다.
이 렌즈는 작은 튜브 안에 물과 기름이 들어 있는 형태를 하고 있는데, 물과 기름의 경계면이 수정체의 역할을 하고 전기장의 변화가 모양체의 역할을 한다. 전압을 올리면 렌즈의 두께가 줄어들고, 전압을 낮추면 두께가 늘어나며, 물방울의 표면 모양도 볼록, 평면, 오목 렌즈처럼 여러 모양으로 쉽게 바뀌기 때문에 다초점 렌즈 또한 가능해진다.
액체 초점 렌즈는 여러 장의 렌즈가 필요없기 때문에 제자 비용이 싸고, 전기 소모도 거의 없어 배터리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더구나 매우 작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폰과 같은 모바일 제품과 내시경과 같은 의학용 기구에도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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