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혜
국내 e비즈 최대 축제 ‘e비즈니스 주간 2005’가 1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이 올랐다. e비즈니스 대상 시상식에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많은 e비즈 관계자가 참석,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흐뭇한 시간이 됐고 이어 열린 개막 선포식과‘ e비즈 엑스포 2005’도 시종일관 활기가 넘쳤다. 가야금이 등장하는 이색 개막행사에 쾌청한 날씨까지 맞물려 e비즈 주간 행사가 한층 빛나는 듯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화려한 ‘e비즈니스 주간 2005’ 행사 이면에 가려져 있는 2005년 e비즈니스 현주소는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 300조원 돌파, 총 거래의 20% 차지라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e비즈 활용 수준은 몇 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델·시스코 같은 외국 기업들은 핵심 업무를 e비즈화해 고객만족, 매출 증가라는 목적을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대기업조차 낮은 수준의 e비즈화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5∼6년 전 e비즈가 기업 경쟁력이라며 너도나도 e비즈 전도사로 자처하고 나섰던 상공회의소。전경련 등 대표 기업 단체들도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e비즈 대열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e비즈 예산은 해마다 깎여 나가고 있다. 내년 역시 올해보다 100억원이나 줄어들어 450억원에 그친다고 한다. 이나마도 어떤 명분으로 기획예산처에서 잘려나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 혈세를 아껴가며 쓰는 것은 정부 예산집행의 기본이지만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재원을 투입하는 것 역시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이다. e비즈가 기업 경쟁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산업 체질을 바꾸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외치면서도 정작 정부의 e비즈 정책은 사양산업을 대하는 느낌이다. 혹시나 이렇게 깎인 예산 때문에 u비즈 등 신산업 분야가 위축되지나 않을지 우려되는 현실이다.
이번 e비즈니스 주간 2005 행사에서도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눈에 띈다. 혹시나 적은 재원과 부족한 인력으로 행사만 거창하게 기획하지는 않았는지 되물어볼 일이다. e비즈 대상 시상식에서 이희범 산자부 장관이 “정부도 e비즈니스 핵심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e비즈를 범정부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린 것은 기자만의 느낌일까.
경제과학부·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