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VD 규격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소니와 도시바의 경쟁이 날로 미궁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NYT)는 도시바가 중국 전자업체들에게 자사 방식인 HD-DVD 표준의 DVD를 생산토록 허가하는 ‘위험한 전략’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 기업 사이에 중국 기업과의 제휴는 ‘금기시’된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시바는 그동안 ‘다 잡은 고기’라고 생각했던 패러마운트·워너브라더스 등 미국 대형 영화사들이 소니 방식 겸용 채택을 잇따라 밝히자 묘수를 찾던 끝에 ‘중국 제조업체들과의 제휴’라는 카드를 내놓았다.
<>도시바의 선택, 묘수인가 악수인가=도시바는 중국 제조업체인 아모이(Amoi)와 쟝쿠이(jiangkui)에게 기술을 전수해 저가형 ‘HD-DVD’ 플레이어를 생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들은 기술 유출 및 저작권 등을 우려해 중국 기업과의 합작을 최대한 억제해 왔다.
실제로 샤프는 중국서 평면 패널 TV를 생산하고 있지만 핵심 LCD(액정)는 일본에서 만들고 있다. 파나소닉도 디지털 카메라의 칩 보드와 렌즈, DVD 리코더의 주요 부품은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다. 물론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다.
도시바는 이번 제휴를 ‘소비자 부담 해소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워렌 리버팝 도시바 고문은 “소니의 블루레이 측은 최대 소비국 중국의 업체들에게 배타적이며 이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DVD 표준 경쟁에서 소니를 이기겠다’는 승부욕의 발로라는 반응이다. CSFB의 리차드 도허티 연구원은 “중국업체들과의 제휴는 다소 늦은 선택이었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평가했다.
<>소니의 대응은=소니는 이번 도시바의 결정에 대해 “콘텐츠업체들은 지적 재산권이 안전하게 보장되고 있다는 확신을 원한다”며 “ HD DVD는 이에 반하는 결정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소니는 중국의 도움 없이도 저가에 DVD를 제작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내년 초 1000달러 미만의 블루레이 DVD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업체들의 진입이 블루레이에 분명한 가격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응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시장 표정=전문가들과 시장의 대체적인 표정은 시장 확대 측면에서 도시바의 결정은 긍정적이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중국의 저가 HD DVD 플레이어들이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의 소매업체에서 본격 판매된다면 차세대 DVD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소니로서는 가격 급락과 기술 유출이 걱정이다. 결국 미국 영화사들의 가세로 승리를 눈 앞에 두었던 소니의 향후 대응 전략에 따라 DVD 규격 전쟁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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