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고용인구의 86.7%, 전체 수출의 42%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협력 파트너이자 소비자와 접점에 위치해 국가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바로 국가 경쟁력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기업의 IT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중소기업의 투자는 국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오히려 위축돼 중소기업 정보화 여건은 열악한 실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중소기업의 PC 보급률은 53.9%, 인터넷 이용률은 48.8%에 그치고 있다.
세계적인 사회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이제는 소유의 시대를 지나 ‘접속’의 시대”라고 밝혔다. IT도 수도·가스·전화와 같이 필요할 때 접속해 원하는 만큼 쓰고 대가를 지급하는 ‘IT의 유틸리티(utility)화’ 개념이 점점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1년부터 중소기업이 정보화 프로그램을 저렴한 월정액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원거리에 있는 데이터센터(IDC)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사용자는 네트워크에 접속만 하면 마치 본인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그램을 쓰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빌려쓰는 정보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탁소·미용실 등 5인 이하 자영업자부터 300인 이하의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과 규모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자 세금계산서·전사자원관리(ERP) 등 기업의 특성과 규모에 맞는 정보화 프로그램을 보급했고 현재 약 46만개 중소기업이 이를 활용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OECD도 2004년 4월 이러한 방식의 정보화를 타 회원국에 확산시킬 만한 성공사례로 권고했고 EU에서도 중소기업 정보화 관련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로 평가한 바 있다.
이렇게 접속 중심의 빌려쓰는 정보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자금과 전문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도 손쉽게 최적의 기업 정보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ERP 등 솔루션을 도입할 때 구축비용과 운용비용까지 포함한 총 소요비용을 계산해 보면 빌려쓰는 방식이 내부구축 방식보다 50% 이상 비용절감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아직도 50인 미만 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정보화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업체도 빌려쓰는 문화에 대한 어색함, 제공 서비스 수준 및 자기정보 유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여부에 대한 의구심 등을 가지고 있어 빌려쓰는 정보화 확산에 일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정통부는 정보화 인지도 향상을 위한 홍보 및 정보화 소외계층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보화 컨설팅 실시, ‘맞춤형 정보화’를 위한 웹서비스 기반의 서비스 개발 확대 등을 통해 수요자의 인식 및 이용 여건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솔루션 개발지원 및 품질평가 강화, 공동 콜센터 구축 등 고품질 솔루션 제공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여 오는 2008년까지 100만 중소기업을 목표로 빌려쓰는 정보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정통부는 IT분야 중소기업의 재도약을 위하여 분야별 전문협의회 운영, 연구개발(R&D) 및 자금경영 여건 개선 지원, 개별기업이 구비하기 어려운 고가장비 및 시설에 대한 공통서비스 제공, 맞춤형 IR 개최 등 IT 중소·벤처기업 육성정책(IT SMERP)을 추진하고 있다.
끝으로,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1위를 점하며 IT분야에서 최적의 인프라를 구비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빌려쓰는 정보화가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 등 경쟁력 제고로 연결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형태근 정통부 정보통신정책국장, taegun@mi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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