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SW강국에 대한 꿈

 SW 시장이 클까, 반도체 시장이 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SW 시장이 훨씬 크다. 우리나라의 간판 IT 제품인 휴대전화, 메모리 반도체, PDP 등을 합친 것보다도 훨씬 더 큰 것이 SW시장이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세계 SW 시장 규모는 7000억달러대다. 하지만 반도체와 PDP는 각각 300억달러대에 불과하다. 휴대폰도 1000억달러가 채 안 된다. 국내 간판 IT 3총사를 합한 것보다도 SW 시장이 몇 배 더 큰 것이다. 그러나 세계 SW 시장에서 차지하는 우리의 위상은 초라하기만 하다. 세계 SW 시장에서 국산은 고작 2% 정도다. 국내 SW 시장도 마찬가지다. 80∼90%는 외산이 차지하고 있다. 세계가 알아주는 ‘IT강국 코리아’가 SW 분야에서만은 체면이 말이 아니다. 최근 만난 한 공무원도 “한국이 IT강국이라고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하면 다국적 통신장비업체와 솔루션 업체의 유통시장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할 정도다. 더구나 SW는 대표적 지식정보산업이다. 세계 각국이 서로 먹으려고 군침 흘리는 분야다.

 우리가 SW 분야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가 뭘까. 아마 원천기술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SW산업은 원천기술, 즉 표준을 누가 잡느냐가 중요하다. 너무나 식상하지만, 퀄컴이 잘 나가는 것은 CDMA 원천기술을 가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윈도라는 사실상의 표준이 있기에 애플리케이션 등 타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간단하다. 우리도 원천기술을 가지면 된다. 하지만 현재의 컴퓨팅 판도에서는 이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소용 없는 짓이다.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공개 SW다. 이 공개 SW는 현재의 상용 SW처럼 아직 주인 행세를 하는 곳이 없다. 조금 과장하면 무주공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힘을 합쳐 제대로 하기만 하면 원천기술을 확보, 시장 표준을 주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꿈꾸면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모든 이가 그러한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우리 모두 SW 강국이 되는 꿈을 꿔보자.

컴퓨터산업부 방은주 차장@전자신문, ejba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