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
14일은 ‘표준의 날’이다.
지난 95년 세계무역협회(WTO) 체제가 출범하면서 모든 국가가 국제표준을 사실상 의무 규정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결국 세계시장에서 기술과 제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기술 개발과 표준화 전략을 연계해 나가야만 향후 시장을 주도할 수 있고 상용화 단계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 기업이나 연구소에서는 아직까지 표준 자체보다는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차세대 신기술 개발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신성장동력산업에서는 기술 개발과 함께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것이 중요하다. 개발된 우리 기술이 국제표준에 반영되지 못하면 힘들게 만든 것들이 사멸될 우려도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말부터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지정해 육성중이다. 향후 우리나라의 중요한 먹거리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 6월 말까지 10가지 성장동력 사업 가운데 지능형 홈네트워크·미래형 자동차·차세대 전지·바이오 신약 4개 분야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ISO) 및 국제전기표준회의(IEC) 국제표준에 우리 기술을 단 한 건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표준으로 인정되지 못하면 실제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될 수 있다. 유사한 형태의 다른 기술에 권리를 빼앗길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민간 주도의 표준화 활동이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표원은 2008년까지 우리가 10대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300개의 국제표준을 획득한다면 이후 매년 4억달러의 관련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표준의 날을 맞아 표준화 담당 기관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표준과 관련해 더욱 적극적인 사고와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디지털산업부·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