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한창이던 1957년 10월 4일 금요일 밤, 워싱턴 러시아(옛 소련)대사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모여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국제지구물리의 해’(IGY)를 기념한 ‘로켓과 인공위성’에 관한 학술세미나가 막 끝난 자리였다. 한 러시아 과학자가 “우리는 일주일 아니면 한 달 안에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그날 과학자들 틈에 끼어 있던 뉴욕타임스 기자는 파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신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러시아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오늘 발사했다는 뉴스가 타스통신으로부터 들어왔으니 확인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는 파티장으로 뛰어들어가 말했다. “그게 정말로 올라갔어!”
미국이 최초의 인공위성으로 준비하고 있던 밴가드위성 발사 수개월 전이었다.
1957년 10월 4일 오후 10시 28분(모스크바 시각) 스푸트니크 발사 5분 후 인간이 만든 최초의 별은 지구 위 228k∼947km에 자리를 잡았다. 우주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첫 영예는 러시아로 돌아갔다.
러시아가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쏘았다는 사실이 전해진 후 미국은 1969년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때까지 스푸트니크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후 미국은 항공우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교육제도를 대대적으로 뜯어 고쳤다. 오늘날 세계 항공우주의 메카로 자리잡은 미항공우주국(NASA)은 이때 생겨났다. 비로소 제각각 놀던 육·해·공군이 협조해 항공우주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엊그제 일본이 초음속여객기 발사에 성공하고 중국이 선저우 2호 유인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은 우리의 우주항공 기술 개발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상당히 우수한 항공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국방부가 우주기술 개발에서 상호 협력이 잘 안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또 연내로 예정된 우주과학위성 발사일정도 맞추기 힘들리란 전망이다. 올해는 과기부가 선포한 우주개발 원년이고 지난주는 세계 우주주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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