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한빛소프트 김영만 사장(5.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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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해외 서비스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아시아 파트너서밋’을 개최했다. 오른쪽이 김학규 프로듀서,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필자.

⑤글로벌 퍼블리셔를 향해

 한빛소프트가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로 2연승을 이뤄 냈을 때, 시장에서는 ‘좋은 타이틀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공한 것’이라는 반응이 있었다. 따라서 한빛소프트가 단순 유통사가 아닌 글로벌 퍼블리셔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그 경쟁력과 역량을 시장에서 검증받아야만 했다.

 ‘스타크래프트’로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를, ‘디아블로2’로 롤플레잉 장르를 선도적으로 만들어 낸 후 사양세에 접어든 PC게임 시장에서 유아용 타이틀로는 최초로 ‘하얀 마음 백구’를 10만장 이상 판매하는 등 각 장르별로 두각을 나타냈다. 온라인게임에서도 ‘팡야’와 ‘신야구’로 스포츠 게임 열풍을 이끌며 역량을 발휘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에서도 한빛소프트의 역량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에 수출된 ‘위드’는 8개국에, ‘서바이벌프로젝트’는 7개국에, ‘탄트라’는 6개국에서 동시서비스 되며 글로벌 게임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태국과 일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팡야’도 아시아 10개국에 서비스 되는 등 한빛소프트는 자사가 개발 및 퍼블리싱 하는 콘텐츠를 글로벌 상품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빛소프트는 ‘제2의 도약’을 위한 턴어라운드의 계기가 필요했다. ‘워크래프트3’와 ‘탄트라’의 고배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했고, 2004년 초 필자는 김학규 사단의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빌 로퍼의 ‘헬게이트:런던’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김학규 프로듀서와 만남은 우연히 시작됐다. 2000년 초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게임 포털사이트를 기획하며 김학규 프로듀서를 만나 관련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온라인 게임=커뮤니티’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김학규 프로듀서는 ‘개발자’이면서도 인문학적 소양과 고객 중심의 마인드, 경영 철학을 갖추고 있는 한국 최고의 게임 프로듀서라 칭할 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라그나로크 만큼 후속작도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외부의 따가운 시각과 실험적인 게임시스템을 적용하는데 있어서의 개발 리스크, 막대한 개발비용에 등이 걸림돌이 됐지만, 새로운 도전만이 시장을 형성하고 이끈다는 판단에 투자결정은 오히려 쉽게 내려졌다.

 현존하는 세계 3대 개발자로 손꼽히는 빌 로퍼와 ‘헬게이트:런던’의 파트너로 손잡게 된 것도 신뢰가 기반이 됐다. 빌 로퍼는 자신이 개발한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의 사업을 한빛소프트와 진행하면서 출시 행사 및 각종 이벤트를 직접 눈으로 봐 왔고, 블리자드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한빛소프트의 공로를 그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다른 경쟁업체가 빌 로퍼에게 천문학적 금액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개발사인 플래그십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필자에게 연락을 취해왔고 결국 한빛소프트를 통해 아시아시장의 퍼블리싱을 결정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이 낳은 아시아 대표 개발자’인 김학규 프로듀서나 ‘세계적인 개발자’ 빌 로퍼의 차기작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시 한빛소프트는 경영적으로 어려운 시기였고 따라서 월등한 계약 조건을 내세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손잡게 된 데는 이제까지 게임 전문 퍼블리셔로 쌓아온 ‘신뢰’가 그 바탕이 됐다고 확신한다. 이제 남은 일은 세계로 나가는 실천이다.  

ymkim@hanbit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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