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 또 달러 및 엔화의 약세,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 등 주변 여건은 악화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2003년 44%를 고점으로 작년 35.6%, 올 상반기 33.3%로 점점 하락하고 있어 중소기업의 근심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역경쟁력을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자무역 혁신계획의 추진은 우리의 앞선 IT기술을 활용해 무역의 프로세스를 혁신함으로써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미 통관 업무는 100% 전자문서로 처리하고 있다. 금융·물류 등 다른 업무에서도 큰 진전이 있어 ‘서류 없는 무역’의 시대를 앞당기고 있으며 처리 건수가 많은 대기업에는 상당한 부대비용의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무역 이행과정의 전자화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 처리 건수가 많은 기업에는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중소기업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거래 횟수가 적은 중소기업에는 계약 이후의 처리보다는 우선 거래를 성사시키는 일이 급선무이므로 거래처 발굴을 위한 마케팅과 홍보가 훨씬 더 절실하다.
현재 중소기업들은 해외 마케팅과 홍보 수단으로 무역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고 있다. 무역 e마켓의 활용은 접근과 사용이 편리하고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좋은 인터넷 환경을 바탕으로 한 세계적인 수준의 무역 e마켓들이 있어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다.
무역 e마켓인 e무역상사로는 본사와 EC플라자 그리고 중진공에서 운영하는 ‘코리아 마켓플레이스’ 등은 이용자 수나 활성화에서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무역 e마켓들이 비약적으로 약진하면서 국내 무역 e마켓들이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최근 야후로부터 1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여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무역 e마켓플레이스를 평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드러내고 있고 글로벌소스는 e베이와 손잡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국내 e마켓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장에 먼저 진입하였으나 자본력·인력·시장규모의 현격한 열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20여개던 e마켓 대부분이 고사하고 현재는 다섯손가락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무역 e마켓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제라도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하여 중국 e마켓들과 경쟁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키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e마켓 운영업체는 자생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수익 기반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e마켓플레이스가 빨리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으로는 e무역상사의 역할 강화를 통해 지지기반을 넓혀갈 수 있도록 수혜업체의 확대를 고려할 수 있으며, 전자무역 혁신계획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e트레이드 플랫폼에서 마케팅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무역 e마켓은 만들기만 한다고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계획 하에 많은 인력과 비용을 꾸준히 투입하여 애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가꾸어야 하지만 전자무역의 기반 인프라 내지는 제조업의 장치산업 성격이 강하다. 그러므로 이제는 정부에서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e마켓을 새로이 만들기보다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e마켓플레이스를 국가대표로 더욱 발전시켜 활용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역 e마켓이 세계를 지배하고 이를 기회로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수출 활로를 찾게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하여 세계 최고의 무역 e마켓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권태경 EC21 대표tkkwon@ec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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