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수도와 전기·가스 등 도시기반 시설을 갖추고 그 위에 도로와 건물을 올리던 과거와 달리 최근 이뤄지는 도시건설에는 IT·통신기술과 결합된 환경감시, 방범·방재, 지능형 교통체계, 지능형 업무빌딩, 가정 내 홈네트워크 서비스 등이 주요 고려사항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같이 IT기반의 첨단 공공 서비스가 사회 전반에 제공되는 도시를 ‘유비쿼터스시티(u시티)’라고 부른다.
최근에 기존 도시를 첨단화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신도시를 건설하는 지방자치단체 또는 국가 주도형 사업은 대부분 첨단 유비쿼터스 기술을 적용, 도시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비즈니스가 많이 일어나며, 도시 스스로 먹고 살 수 있고, 도시 내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도시 기능이 모두 제공되는 도시를 ‘자족 도시’라고 한다. 기존 신도시가 위성도시로서 베드타운화, 소비 도시화되는 것을 우려해 새롭게 건설되는 신도시는 대부분 자족 도시를 개발 구상의 큰 축으로 하고 있다.
자족이 가능하려면 산업·교통인프라, 도시건설계획, 기업유치 등을 위한 법제도적 측면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에 기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IT기반 서비스도 제공돼야 한다.
즉 u시티의 사무실에 입주하면 자신의 비즈니스를 잘하는 것 외에 다른 모든 부가 기능과 서비스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업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물론이고 보안·방범, 사무실 관리 등 서비스를 원격 통합관리하는 전문 서비스 등이 제공돼야 한다.
비즈니스 활성화와 함께 중요한 부분이 삶의 편의성에 대한 고려다. 일반적으로 첨단기술과 삶의 윤택함이 잘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난 20∼30년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가랑비에 옷 젖듯 수많은 기술 발전의 혜택을 받아왔고 그로 인해 분명 삶의 여유와 편리함이 증가해 왔다.
앞으로도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신기술이 계속 나올 것인데 요즘의 유비쿼터스 기반 기술은 단순히 서비스 편리함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 기반 인프라의 중요한 요소로 결합되고 있다. 산불·홍수 등 자연재해의 위협을 미리 알리고 수질·대기오염 등 환경 감시 기능을 수행하거나 도시 교통 상황을 파악하고 조정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또 인터넷과 다양한 단말기를 통해 공간제약을 극복한 원격 교육·의료 등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u시티 건설은 다양한 산업이 결합돼야 한다. 건설·통신·방송·IT서비스·콘텐츠 등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산업군이 연합돼 얼마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가 u시티 사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도시 기반시설물 관리 및 지리정보시스템인 GIS, 교통 관리 시스템인 ITS, 환경 관리 및 방범·방재를 위한 CCTV 관제센터 등 사회 기반시설에서 이미 IT서비스 업계가 축적한 경험과 기술이 하나의 도시에서 통합적으로 적용돼야 하는 것이다.
u시티는 관제센터의 기능도 구현돼야 한다. 마치 공항에서 수많은 비행기의 이·착륙을 돕는 관제탑처럼 u시티 관제센터는 도시 운영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IT서비스 업계의 물리적인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과 IT 아웃소싱을 통한 서비스 및 시스템 운용 노하우가 잘 결합될 수 있는 영역이다.
통신 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의 u시티 사업 진출도 눈여겨 볼 만하다. 특히 케이블TV는 첨단 기술에 익숙지 않은 대다수 시민에게 친근감 있게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산업 간 융·복합화가 이뤄지려면 기술·서비스의 표준, 산업 간 표준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유관 기관과 산·학·연의 참여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도시의 유형과 특성에 따른 u시티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
결국 정부부처와 지자체, 통신·방송·IT서비스 업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참여와 협업이 u시티 성공의 전제 조건이 된다. 세계 인구의 50% 이상, 우리나라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음을 고려할 때 앞으로 구현될 u시티의 모델이 곧 도시의 경쟁력이자 국가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윤심 삼성SDS 인큐베이션센터장(상무) yoonshim@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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