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벤처와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 방안 마련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뾰족한 묘수가 있어 보이질 않는다. 국민 세금 부담이 가중되고 도덕적 해이를 비롯해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추가 지원은 추가 부실을 낳고 있다.
경제 살리기의 요체는 소득 상승과 일자리 창출이다. 특히 가장들의 고용 안정과 자녀 세대를 위한 신규 일자리 확보 문제는 대한민국 전 국민의 관심과 행복 그리고 미래가 직결된 사안이다. 간단한 통계를 살펴보자.
2003년 현재 국내 기업 수는 약 300만개고 이 중 299만개가 중소기업이다. 또한 상시 근로자 총인원은 약 1200만명이고 이 가운데 중소기업 종사자가 약 1000만명이다. 97년 1110만명의 전체 종업원 중 중소기업 종사자가 826만명으로 74.4%를 차지한 반면 2003년엔 총 1204만명 중 1047만명으로 87%에 달해 해마다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기간에 고용은 총 94만명 증가했는데 중소기업은 221만명이 늘고 대기업은 127만명이 줄어든 셈이다. 즉, 고용 문제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중소기업의 고용 안정과 창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중소기업에 제일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구동성으로 돈·기술·판매처 개발·인재라고 한다. 그러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돈을 벌 목적으로 만든 회사가 돈이 없다고 돈을 계속 지원해줄 수는 없는 것이다. 기술로 먹고 살아야 할 회사가 기술이 없다고 국가가 기술을 대줄 수도 없고 국가가 판매처를 대신 개발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핵심분야는 인재 공급이다. 필자의 경험상 벤처기업 또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 겪는 가장 큰 애로 사항은 인재 확보다. 사람은 많은데 기능을 갖춘 필요한 사람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사람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교육이다. 현재 기업에서 보면 신입사원 채용시, 입사 후 업무 수행 기능은 물론이고 예절·커뮤니케이션·외국어 등 모든 것을 교육해야 할 형편이다.
세계 최고 사교육비 투입과 세계 최고의 대학 진학률에도 불구하고 막상 현장에 투입하면 처음부터 재교육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기업은 전문가(Specialist) 또는 준전문가(Generalized specialist)를 원하는데 학교는 범용성 인재(Generalist)만 공급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 회사 경영에서 중요한 분야를 차지하는 인사와 구매를 예로 들어 보자.
대기업 경력자 출신이 아니라면 지식을 갖추거나 훈련된 인력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국내 대학의 상과대학이 모두 경영학과·경제학과·무역학과·회계학과로만 구성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사학과·구매학과·기업 전략학과·식스 시그마학과·도요타 생산체계학과·경영 프로세스 설계학과 등으로 세분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공과대학에 전자공학과만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더욱 세분해 반도체 설계학과나 휴대폰 디자인학과 등 4년간 현장 실험실습 위주로 교육하면 졸업 후 즉시 현장투입이 가능하고 기업의 부담을 상당히 줄여줄 수 있다. 소비자는 모두 최첨단 디지털 휴대폰을 쓰고 있는데 교육은 아직 아날로그 유선전화만 가르치거나 일반 전자 개념이론만 잔뜩 배운 인력을 공급한다면 모순이다.
교육도 결국 수요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도태되고 국가 경쟁력의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 중소기업이 잘되게 지원하려면 단기 과제와 장기 과제로 나누어 향후 한국 성장동력이 될 주역이라고 간주되는 혁신형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급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근본적인 수요자 중심형 교육개혁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장기 과제일 것이다.
따라서 단기과제로 중소기업청과 대기업이 공동으로 혁신형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하는 혁신형 중소기업 인재 사관학교를 창설해 체계적으로 공급할 것을 제안해 본다.
◆김봉관 엔투비 사장 bkkim@ento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