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추석명절도 지났다. 땀흘려 가꾼 곡식을 이웃과 나누는 넉넉한 마음을 배우라는 옛말이다.
그러나 최근 구미혁신클러스터 사업의 하나인 옛 금오공대 부지 활용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갈등은 안타까움만 더해 준다.
옛 금오공대 부지는 애초 교육인적자원부가 매각하고, 매각 대금으로 금오공대 이전비용을 충당하기로 했지만 시민들의 반대로 산업단지관리공단과 구미시, 경북도, 영남대가 매입해 구미혁신클러스터 거점지원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고층아파트가 들어설 뻔한 자리에 구미 전자산업과 IT산업을 주도할 혁신클러스터 거점지원센터가 들어서게 됐다는 점에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구미지역 대학들은 이번 MOU에 사학이 참여한 것은 특혜며 지역 대학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기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MOU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관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서로 이해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없다 보니 음해니 유언비어니 하는 말까지 나돈다. 급기야 이번 사태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점차 감정대립으로까지 치닫는 분위기다.
결국 산단공도 MOU를 둘러싼 지역 대학 간의 갈등이 증폭되자 더는 금오공대 부지매입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최근 돌연 부지매입 포기 의사를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구미지역 시민단체들은 산단공의 이 같은 방침에 부지매입 포기의사를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대학 간 이기주의와 이를 오히려 중재해야 할 산단공의 섣부르고 일방적인 MOU 파기 결정은 결국 구미의 전자 및 IT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구미 시민들은 이러다 혹시 구미국가산업단지를 디지털산업단지화하고 혁신클러스터로 구축하는 큰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이 자기 지역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경제과학부·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