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청화텔레콤 앞길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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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텔레콤의 이동통신설비가 설치된 세계 최대의 마천루 타이페이 101 빌딩

대만 최대 국영통신업체 청화텔레콤(中華電信)이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한지 한달이 지났다. 하지만 청화텔레콤이 오랜 국영기업 체질에서 벗어나 유연한 조직체제를 갖추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대만정부는 지난달 9일 청화텔레콤의 정부지분 중 3%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고 다음날에는 지분 14%(미화 26억달러)를 해외 원매자들에게 매각했다.

대만 역사상 최대규모의 2차 주식공개로 대만정부의 청화텔레콤 지분은 44%로 낮아졌다. 대만정부가 지난 5년간 야당과 노조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해온 청화텔레콤 민영화가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청화텔레콤은 더 이상 대만의회에 경영실적을 보고하지 않아도 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정부관리의 도장을 받을 필요도 없다. 청화텔레콤의 호 쳉탄 회장은 “우리는 민영화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화텔레콤의 민영화 이후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시각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돼 정부지분을 매각한 이후 청화텔레콤의 주가는 한달만에 오히려 5.8%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청화텔레콤이 매년 성장세가 둔화되는 대만통신시장에서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국영기업 특유의 비효율적인 체질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을 더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직원 2만7000명의 공룡기업 청화텔레콤은 대만 3대 통신업체 중에서 직원 일인당 매출과 순이익이 가장 낮다. 지난 상반기 청화텔레콤의 직원 일인당 순이익은 90만 대만달러로 타이완 모바일(200만 대만달러), 파이스톤 텔레커뮤니케이션(220만 대만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또 청화텔레콤의 올해 순이익 규모는 423억 대만달러로 전년 대비 15%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통신시장에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격경쟁 때문이다.

청화텔레콤은 지난 7월 시작한 3G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다는 방침이지만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 때문에 별다른 매출증대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3G서비스와 관련한 시설투자와 단말기 보조금으로 최소 20억 대만달러를 연말까지 지출해야할 형편이다. 오는 10월부터 도입되는 번호이동성 제도도 가격경쟁을 부추겨 청화텔레콤의 경영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첸 탄 회장은 민영화에 걸맞는 기업체질변화를 위해 향후 3년간 직원 3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청화텔레콤이 진정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려면 아직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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