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블루오션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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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표현의 한계를 느끼고 있던 한 악단의 클라리넷 연주자에게 지휘자가 단상을 벗어나 객석에서 연주를 청취해 볼 것을 권유했다. 스스로 관객이 되어 본 경험은 그 연주자에게 훌륭한 연주를 넘어 음악을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영감을 가져다 주었다.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비영리 단체의 경영’(Managing the Nonprofit Organization, 1990)이라는 저서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 일화는 고객의 관점에서 보고 생각하면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창조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기업에 던지고 있다.

 드러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것이 성장이다. 일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면서, 기업의 전략적 목표인 성장이 고객에서 비롯된다는 점, 기업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고객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저성장과 고유가 시대라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산업에서 기업들은 저마다 새로운 성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경쟁자가 없는 신시장, 블루오션에 대한 최근의 폭발적 관심은 신성장 사업에 기업들이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해 준다. IMF 외환위기 극복의 주역이었던 IT산업에서도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을 잇는 신성장 엔진 발굴을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서 IT839 정책 등 산업육성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그 결과 DMB, 와이브로(WiBro)와 같이 결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모두에서 언급한 피터 드러커의 일화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마케팅 대상이 아니라 성장전략의 지향점으로서 고객의 지위를 재조명할 것을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 즉, 고객이 원하는 놀라운 가치의 제공 여부가 신성장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도 결국 기존 시장에서 고객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보면 비고객도 고객이 되는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고,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고속인터넷의 폭발적 성장 또한 xDSL 기술의 발전보다는 사회 문화적 흐름을 형성한 인터넷에 대한 고객의 광범위한 이용욕구와 규모의 경제에서 비롯된 저렴한 요금이 결합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심지어 고객은 스스로 가치를 발견해 내고 재생산하기까지 한다.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만들었던 블리자드사의 개발진조차 한국의 게이머들이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는 그들이 만들어 내는 작전, 승리를 위한 게임 운영에 놀란다고 한다. 또 스타크래프트로 인해 프로 게이머가 어린이들이 가장 동경하는 직업이 되고, 게임이 수많은 관중을 모으는 e스포츠로 발전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업에는 고객이 기본이자 본질이라는 금과옥조가 딱히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러나 실제로 경영을 하다 보면 얼마나 쉽게 기업이 그 기본과 본질을 잊어버리는지 그리고 현실 속에서 고객 관점으로 봤을 때 얼마나 무궁무진한 개선점이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신성장과 블루오션의 열쇠는 기업이 늘 접하는 매우 가까운 존재, 고객이 가지고 있다.

◆남중수 KT 사장 ceo@k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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