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한국MS 인턴십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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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전기공학과 4학년인 이수범씨. 여름 방학이 막바지에 이른 요즘 그는 매일 서울 테헤란로에 있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 사무실로 출근한다. 이 회사가 지난 6월 27일부터 두달간 일정으로 시행하고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오전 8시에 나옵니다. 오전엔 MS 제품에 대해 공부하고, 오후엔 주어진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갑니다.” 17명의 인턴 사원 중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인턴 사원들은 가끔 주어진 과업을 끝마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일한다”고 귀띔했다.

 대표적 글로벌 IT기업인 MS 한국지사는 올해 처음으로 17명의 인턴 사원을 뽑아 각 부서에 배치, 훈련시키고 있다. 한국MS는 몇 년 전에도 인턴 사원을 뽑았지만 올해처럼 공개적으로 대규모 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00명의 지원자 중 낙점된 17명은 1차 서류전형과 텝스(TEPS), 적성검사로 이루어진 필기시험을 통과한 후 면접을 거쳤다. 올해 15명의 공채 사원을 선발할 예정인 한국MS는 이들 중 상당수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 인사부에서 근무하는 정남희 이사는 “회사 내부적으로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대체적으로 자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에도 인턴제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말한 그는 “실무를 완전히 익히는 데 인턴들의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 흠”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대학에서 모인 이들은 용산상가 등에 나가 시장을 직접 살펴보기도 한다. 홍승일씨는 “외근을 나가 여러 사람을 만나니 고객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MS 이외에도 여러 다국적 컴퓨터기업이 인턴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보다 엄하게 실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과 친구들이 삼성, LG 등 대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는 윤정한씨는 “국내기업에 비해 MS가 확실히 강도있게 일을 시킨다”면서 “국내 기업은 인턴을 아르바이트생 취급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MS는 제품 지식뿐 아니라 고객사 전략 같은 실제적인 것도 가르쳐 준다”고 설명했다.

 김선태씨는 “MS 하면 IT기업만을 생각했는데, 마케팅 업무가 의외로 많아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MS는 윈도, 오피스를 따로 마케팅 안 해도 되는 줄 알았다는 고순민 씨는 “막상 일해보니 세일즈 활동이 매우 절실함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삼성에서 1년간 계약사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는 전대흥씨는 “삼성에서는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다. 하지만 여기는 다르다. 비록 멘토가 있지만 누구 하나 안 가르쳐 준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과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팀에서 일하고 있는 유형욱씨는 “일이 너무 많다”며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최고 IT기업이라 좀 딱딱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자유분방해 놀랐다”고 말했다.

 다음주면 두달간의 인턴생활을 마감하는 이들은 대학생으로서 본 MS와 인턴사원이 된 후 직접 체험한 MS는 “많이 달랐다”고 고백(?)했다.

 “너희는 MS 코리아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MS에 들어왔다”는 말을 선배로부터 들었다는 한 인턴사원은 “MS의 사업 전략은 통합으로, 모든 제품을 하나의 플랫폼에 넣는 것인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공정위의 조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안 배운 새로운 용어가 많아 고생하고 있다는 최혁렬씨는 “액티브 디렉터리(MS의 디렉터리 서비스)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면서 “대학과 기업 간에 산·학협력이 보다 많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학협력을 강조한 것은 17명의 인턴 모두 그랬다. 이들은 “대학이 응용연구보다 기초연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하지만 이론만 가지고는 안 되므로 산·합협동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사진=정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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