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전시기획자는 멀티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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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획자는 다양성과 창의성에 목마른 세계에 살고 있다. 항상 새로운 것을 고민하고 만들어내야만 한다. 특히 최근 다양한 전시주최자가 생겨나면서 전시 프로세스가 점차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전시기획자라는 직업은 생소하기만 하다.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때면 의례적으로 우린 이런 대화를 나눈다.

 “어떤 일 하세요?” “전시기획 합니다.” “그게 뭔데요?” 그 이후로도 하는 일에 대한 한두 번의 질문에 더 대답하고 나서야 “아, 재밌는 일 하시네요”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전시기획자라고 하면 행사 개막식 날 무전기를 들고 상황을 체크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물론 그런 일도 하지만 전시기획자는 전시회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예산수립, 마케팅 자료 제작, 영업, 광고, 홍보, 행사운영, 인력관리,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전시타이틀의 배를 이끄는 선장과도 같다. 또 전시회가 주말을 끼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시기획자의 요일은 ‘월화수목금금금’이다. 또 다양한 분야의 전시회를 담당하기 때문에 어느 직업 못지않게 색다른 험도 많이 하게 된다. 행사 아이템마다 만나는 사람들, 행사 준비과정에 어느 것 하나 같은 게 없고 그만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위한 고민도 많다.

 전시기획자는 기본적으로 기획자이면서 마케터,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세일즈맨, 행사 오퍼레이터다. 하지만 멀티플레이어가 잘 뛸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은 그 전시산업의 가능성에는 못 미치고 있는 것 같다.

 독일과 같은 전시 선진국에는 전시산업에 대한 법령이 마련돼 전시산업의 체계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한 실정이다.

 전시산업의 역사는 짧지만 그 가능성을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기초가 마련된다면 그 발전 속도는 충분히 다를 것이다. 다양한 경험과 가능성이라는 매력적인 유인요소를 보고 최근 많은 학생이 전시분야에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체계적인 교육과 산업적 연계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전시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제도 마련이 산업의 전문화·국제화에 한 걸음 다가서는 일일 것이다.

◆코엑스 SP팀 김영란 대리 pipi@co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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