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동부정보기술 신입사원 해병대 교육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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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그것밖에 못합니까.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서울에서 차로 3∼4시간 달리면 안면도에 위치한 해병대 아카데미가 나온다.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던 지난 26일, 동부정보기술 22기 신입사원 28명이 이곳 연병장에서 속칭 ‘얼차레’를 받고 있었다.

 단체 동작 중 조금만 틀린 부분이 나와도 교관은 어김없이 “엎드려 뻗쳐”를 외쳐댔다. 70∼80대의 1의 높은 경쟁을 뚫고 당당히 동부인이 된 이들은 2박 3일의 행사 중 첫날인 이날, 예상보다 강도 높은 훈련에 다들 놀라는 모습이었다. 전국의 내로라 하는 대학에서 모인 이들 중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도 있다. SI사업이 워낙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다 보니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석사학위 소지자다.

 “설마 그렇게 세게 시킬까” 하는 안이한(?) 마음을 안고 왔던 훈련생들은 도착하는 순간부터 계속되는 소위 ‘뺑뺑이’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교관들은 이들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뛰어”라는 소리를 냅다 지르더니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손대기’ 시작했다.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엎드려 뻗쳐”에 이어 힘겨운 PT체조가 속사포처럼 이어졌다. 30도를 넘는 땡볕이지만 쉴 만한 곳도 없었고, 쉬는 시간도 겨우 10분이었다. 매점 이용은 당연 금지다. 담배도 훈련 기간 내내 피지 못한다. 그나마 이날은 첫날이라 양호한 편이다.

 이곳 해병대 아카데미 267기로 입소한 이들의 절반 가까운 11명이 여성이다. 하지만 교관은 여성이라고 봐주지 않았다. 제대로 쉬지도 못한 상태에서 고된 훈련은 이어졌다. 사적 행동은 교관의 허락을 받아야만 했다.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억압과 굴레를 못 견뎌 하는 신세대 특성상 불만이 없을 리 없다.

 하와이주립대를 졸업한 김상섭씨는 “다른 방법도 많은데 하필이면 왜 이런 딱딱한, 육체적인, 군사문화를 통해서만 단결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가볍게 저항(?)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대부분 이 같은 ‘육체적 혹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다음달 졸업하는 김나현씨는 “스터디, 그룹활동 등 다른 모임을 통해서도 단합을 이룰 수 있지만 가장 힘든, 가장 어려운 상황을 함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동료애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육체는 나약해지고 허물어져 갔지만 회사가 이 아카데미를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 익히 알고 있는 이들은 결코 주저앉지는 않았다.

 서강대 컴퓨터공학과를 다음달에 졸업하는 최연소자인 이아림씨는 “나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된 좋은 기회”라면서 “서로의 힘든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일부는 “첫날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덜 힘들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 여성은 “체력이 없으면 끝까지 못 버틸 것 같다”면서 “훈련 첫날부터 집 생각이 난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들 중에는 최근 수술을 받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열외하지 않았다. 고통을, 힘든 일을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정보기술이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해병대 교육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의 교육, 인사,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박문수 상무는 “성과가 좋으면 전 사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찬 교육 대장은 “동부정보기술 신입사원들의 단결력이 다른 기수보다 양호한 편”이라면서 “신입사원들은 학력 프라이드, 개인주의 같은 것을 꼭 버리고 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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