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동통신시장의 또 다른 공룡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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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성제도의 시행 이후 이동통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쟁사 고객들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영업경쟁을 벌인다. 하루하루 번호이동관리센터로 집계되는 번호이동가입자 유치실적은 마치 일일 성적표처럼 영업 조직을 일희일비하게 한다. 모두가 번호이동성제 도입이후 생겨난 풍경이다.

후발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올해 초 번호이동성 제도의 전면개방에 따라 SK텔레콤의 융단폭격식 마케팅 활동에 의한 대량 가입자 이탈을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시장상황은 별정통신사업자로 이동전화 시장에 진입한 KT가 순증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빚었다. 당초 예상했던 대로 이동통신 3사 중 한 회사가 아닌 유선사업자인 KT가 시장에서 순증 1위를 차지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KT는 국내 최대의 유선통신사업자로서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재판매 영업인력만도 8000명에 달해 막강하다. 이를 통한 영업경쟁력은 영업전쟁의 한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는 위협이 되기 충분하다.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로서 KT가 유선부문의 막강한 힘을 바탕삼아 이동통신시장으로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은 순수한 민간기업에서 출발한 후발업체의 경쟁력을 저해하며 통신시장의 경쟁활성화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회사로 이동통신사업자인 KTF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3사의 전체 직원에 버금가는 8000명의 재판매 영업인력을 동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불법단말기 보조금 지급과 같은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면서 시장의 과열 현상에 한 몫을 하는 KT는 이동통신시장의 또 다른 공룡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후발업체로서는 SK텔레콤이라는 거대한 공룡 외에 KT라는 공룡을 다시 상대해야 하므로 영업전쟁이 하루하루 고달프고 더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 유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KT가 별정통신사업자로 등록하여 소규모사업자의 시장진입 활성화 및 틈새시장 개척이라는 별정통신제도의 취지를 왜곡시키면서까지 자회사인 KTF의 이동전화를 재판매 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KT에게 묻고 싶다.

◆강덕혼 LG텔레콤 대외협력팀 대리 macho@lg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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