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FTTH)의 보급률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프라가 미흡한 중국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의 경우 작년 말 현재 광보급이 243만 가구를 넘었다느니 매월 10만 가구씩 증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보더라도 단자함에까지 광케이블이 설치된 곳이 지방 5개 도시, 고작 5000여 가구에 불과하니 통계수치만 보면 당연하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결론적으로 쓸데없다.
양국의 가입자망 구축과정을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일본은 90년대 ISDN에서 FTTH로 기술이 바로 진화될 것으로 보고 ISDN 확산에 노력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오히려 xDSL로 시장이 바뀌게 되었고 초고속인터넷 이용이 급격히 촉진되었기에 이에 자극을 받은 일본은 바로 FTTH로 신속한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2001년 IT전략본부를 총리 직속으로 두는 등 IT 인프라 구축을 수정, 추진하게 됐다.
일본의 e재팬 계획은 올해 말까지 고속인터넷(ADSL) 3000만, FTTH 1000만 홈패스율(가입가능환경)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총무성은 각각 4630만, 3590만 가구로 e재팬계획이 초과 달성되었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통계와 비교하기 위해 실제 인터넷 가입현황을 보면 ADSL 1330만(71.5%), 케이블TV 287만(15.4%), FTTH 243만(13.1%)으로 전체의 40%인 1840만 가구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4월 기준 약 77%인 1220만 가구가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돼 있으며 xDSL 670만, HFC 425만, 아파트LAN 125만, 위성 및 기타 2500 가구로 구성돼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의 FTTH 가입가구 243만 가운데 순수 가입가구는 104만이고, 나머지는 KT의 엔토피아, 데이콤의 광랜과 개념이 비슷한 유사 FTTH라는 점이다. 하지만 순수 가입가구 수 역시 한국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일본의 FTTH 형태는 단독주택의 경우 ISP에서 가정까지 GE-PON 방식으로, 공동주택에는 MDF실까지만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구내통신망은 동축·UTP 등으로 연결하고 있다. 우려할 만하다. 과연 그럴까.
정부의 BcN계획에 따르면 2010년까지 100Mbps 대역폭을 1000만 가구에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불과 3년 전 계획수립 당시의 전망으로, 가입자망은 FTTH가 유일한 대안인 줄 알았으나 최근 첨단 DMT(Discrete Multi Tone)방식의 100Mbps급 VDSL, DOCSIS3.0 HFC가 출시됨으로써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요구되는 FTTH망 구축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기존 HFC, xDSL, UTP 인프라로도 향후 5년 정도의 소요 대역폭은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BcN 계획을 보면 가입자당 소요 대역폭은 현재 HD급 TV 등 60여 Mbps로 예측되고 있다. 앞으로 USN, 지능형 로보틱스 보급이 된다 해도 100Mbps를 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직도 60%가 고속인터넷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만큼 일본이 가입자망 구축을 위해서 FTTH 보급에 매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VDSL, HFC 대안이 있기 때문에 FTTH 구축에 조급해 하지 말고 당초 계획대로 점진적으로 투자하면 될 것이다.
하반기에도 초고속건물 특등급 인증개정, E-PON 및 WDM-PON 등 FTTH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국내 산업의 활성화 정책도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비록 지금의 FTTH 보급 통계치는 낮아 초라해 보이지만 우리 사이버 국토가 중복과 과잉투자로 얼룩져서는 안 된다. 일본의 FTTH 보급률에 너무 흥분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거북이처럼 차근차근 제 속도를 지키며 FTTH를 구축해 나가자. 우리의 IT 인프라는 여전히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상철 한국전산원 정보화기반 구축단장 scshin@nc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