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의 본고장인 미국. 미국 반도체 회사에서 핵심 보직을 맡아 활동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국내 업체가 해외로 진출, 본사를 미국으로 옮긴 사례는 있었으나 창업을 미국인과 함께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텔레시스와이어리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제우 박사, 버카나와이어리스의 CTO인 김범섭 박사, 매그놀리아의 존 H 문 수석부사장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00년대 초에 미국에서 지인들과 회사를 차려 기술 개발을 해왔고 최근 제품을 출시해 미국과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김제우 박사는 5년 전 미국으로 건너갔다. 통신 및 반도체의 주무대인 미국에서 ‘진짜 승부’를 걸어 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김 박사는 지난 2000년 실리콘밸리에서 지인들과 함께 텔레시스와이어리스를 설립했고 최근 연구개발이 끝나자 샘 엔디를 CEO로 영입하고 자신은 CTO를 맡았다.
엔디 사장은 “김 박사 및 텔레시스와이어리스는 와이맥스, 와이브로 등의 분야에서 무서운 신인으로 평가받으며 무선인터넷용 반도체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범섭 박사도 유사하다.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였던 김 박사도 시스템반도체의 본고장에서 대결을 벌이기 위해 미국에서 버카나와이어리스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CTO를 맡았다. 버카나와이어리스는 김 박사 등이 연구개발을 주도, GSM 단말기에 들어가는 단일 칩 쿼드 밴드 GSM·GPRS CMOS RF IC를 개발하고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민 1.5세대인 존 H 문씨는 지난 2002년 통신용 반도체 회사인 매그놀리아에 참여했다. 통신 엔지니어로 아남과 미국의 TRS 합작사 설립 등을 위해 한국에서 4년간 체류한 바 있던 그는 지난 99년 다시 도미, SEP라는 벤처캐피털에서 매그놀리아에 투자를 하게 됐고, 결국 이 회사의 수석 부사장을 맡아 회사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 사람은 미국의 벤처캐피털, 제조업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뒤 다시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적어도 통신 분야에서는 한국이 첨단 기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텔레시스와이어리스는 국내의 와이브로 및 와이맥스 시장을, 버카나와이어리스는 유럽형 휴대폰 제조업체를, 매그놀리아는 CDMA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존 H 문 부사장은 “매그놀리아의 칩이 한국에서 처음 상용화되는 것으로 SK텔레콤 및 SK텔레텍 등과의 협력이 세계 시장 진출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자랑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는 이들은 더 큰 ‘IT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밤낮없이 언제나 환한 불을 밝히고 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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