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KT 네트워크 서비스본부 국제통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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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동에 위치한 1745평(5767.8㎡) 규모의 2층짜리 회색 건물. 본격 피서철을 앞두고 붐비기 시작하는 해변에서 한발 떨어진 이 건물은 조용한 주택가의 ‘근엄한’ 대저택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한가해 보이는 외부와 달리 각종 장비로 꽉 찬 건물 내부에서는 수백 억원대에 달하는 통신 시스템들이 바쁘게 작동하고 있다.

 KT 네트워크 서비스본부 국제통신센터 국제해저센터(센터장 이종관)다.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우리나라에서 나가는 데이터의 99% 이상이 복잡하리만큼 긴 이름을 가진 이 센터를 거친다.

 센터의 주요 업무는 해저케이블 운용이다. 80명에 달하는 인력이 2.8TB의 용량을 가진 KJCN을 비롯해 동남아·북미·유럽 등 전세계를 잇는 5개 해저케이블의 운용과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보다 정확하게는 바다밑 8㎞ 아래 광케이블을 깔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며 이들 케이블을 관리하는 업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해저케이블은 위성 등 무선방식처럼 지연이 없고 기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보안성도 뛰어나다. 따라서 세계를 이어주는 멀티미디어 통신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들어 위성을 제치고 국제 통신·방송회선이나 인터넷 회선의 대부분을 해저케이블이 수용하고 있다. 그런 만큼 KT 국제해저센터의 위상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종관 센터장은 “IT 발전과 인터넷 사용자의 폭발적 증가로 국제 통신의 주요 인프라인 해저시설의 안정적인 운용이 중요시되고 있다”면서 “우리 센터에서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강조했다.

 센터에서는 특히 분기별로 가상 시나리오를 선정해 해양 합동 긴급 복구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동남아 10개국을 잇는 해저시설인 APCN이 쓰나미로 인해 손상을 입었을 때를 가정해 긴급 복구훈련을 실시했다.

 이 센터장은 “한쪽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해저케이블을 통해 우회하기 때문에 데이터 통신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KT 국제해저센터는 올해를 ‘기량 향상의 해’로 삼았다. 매주 월요일에는 국제인터넷 백본망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해저시설에 대한 대형 고장 잠재요인이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어민들의 어로작업으로 발생하는 해저케이블의 파손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홍성남 해저센터 해양과 실장은 “안강망 어선, 트롤 어선, 쌍끌이 어선, 외끌이 어선 심지어 상선에 이르기까지 각종 배로 인해 해저케이블이 손괴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어민들을 상대로 수시로 케이블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의 자원인 만큼 어로작업시 주의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해저케이블이 파손될 경우 한 번에 5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받는다.

 홍 실장은 “데이터 전송이 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말로 어민들을 설득한다”고 덧붙였다. KT 국제해저센터의 역할이 단순히 망 구축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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