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경
e러닝 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이러닝산업협회가 요즘 뒤숭숭하다.
서울디지털대학교(SDU) 인가 비리를 폭로한 공문을 협회 명의로 주요 언론사에 발송한 것이 발단이 됐다. SDU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M’사가 협회 회원사라 모른척 할 수 없었다는 게 협회가 밝힌 공문 발송의 배경이다.
하지만 문제는 ‘M’사가 협회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인 데다 협회의 명의로 심각한 사안을 언론에 배포하면서 공식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 당장 몇몇 임원사가 ‘책임을 묻겠다’며 나섰다.
뒤늦게 장일홍 회장은 회원사들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협회 사무국은 이번주 전 회원사에 ‘SDU 공문 발송에 대한 해명 및 사과’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장 회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절차상 실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원사가 불이익을 당하면 협회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다”며 “협회 내부에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협회는 오는 2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번 해프닝에 대해 회원사 간 오해(?)와 불만을 해소할 계획이다.
사과 공문과 이사회 등으로 사태는 진정되겠지만 씁쓸한 뒷맛은 남아 있다.
장 회장은 공문 발송 배경을 설명하면서 e러닝 솔루션 업계가 처한 어려운 사정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비단 SDU뿐만 아니라 원격대학들로부터 소프트웨어 개발비나 용역비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례가 여럿 있다는 것이다.
협회 회원사들의 실정이 그렇다면 이번 공문 발송은 그야말로 신중하게 추진됐어야 할 일이다.
중소 e러닝 솔루션 업계가 총체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 사전 논의를 통해 일개 기업의 문제만을 부각할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려는 지혜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올해 공격적인 육성책을 제시하는 정부와 보조를 맞춰 e러닝 기업 등록 등 다양한 신규 사업계획을 제시했다. 이 같은 쇄신책들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라도 협회의 근본적인 내부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문화부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