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테헤란로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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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헤란로가 금융IT 업체 간 경쟁의 전초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분당 등지에서 막후 활동을 벌였던 KT SI사업단, 포스데이타 등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대폭 강화 또는 신설한 금융 영업조직을 테헤란로에 전면 배치했다. 또한 테헤란로를 대표하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금융영업 전문가를 영입, 새로운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SI의 삼성SDS,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한국오라클 등 테헤란로의 터줏대감 격인 업체들에 이어 최근 금융 솔루션 시장에서 강세를 띠고 있는 티맥스소프트·한국사이베이스·한국파일네트 등까지 아울러 솔루션과 SI를 잇는 새로운 금융IT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우선 테헤란로에 새 둥지를 튼 KT와 포스데이타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SI사업의 공식화로 관련 업계를 긴장케 하고 있는 KT는 최근 분당 사옥에 있던 SI사업단을 삼성동 글라스타워로 이전, 이미 입주한 티맥스소프트와 한지붕 두가족이 됐다.

 이에 앞서 KT SI사업단은 현대정보기술에서 제일은행 비즈니스상시운용체계(BCP), 한국씨티은행 백업센터 등 굵직한 금융 프로젝트를 따냈던 이상렬 전 전무를 금융사업팀 담당 상무로 영입, 진용을 강화했다.

 아직 SI사업단은 금융권 프로젝트 수주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KT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유선 통신망을 이용한 IT 아웃소싱(ITO)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SDS·LG CNS·현대정보기술 등 데이터센터 비즈니스 업체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지난 4월 대치동 포스코 빌딩에 입주한 포스데이타 금융사업부도 장대헌 상무를 중심으로 약 30명으로 구성된 공격진을 구성, 진격 나팔을 울리고 있다. 현재 포스데이타는 새마을금고연합회가 추진할 예정인 차세대 프로젝트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3년 전 새마을금고의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을 수행한 만큼 이번 사업을 반드시 수주, 준거(레퍼런스) 사이트로 확보해 금융IT 시장공략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빌딩의 또 다른 입주사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유재성)도 최근 기업고객사업본부(EPG) 금융사업부를 상무이사 체제로 승격시키고 한국IBM 출신의 안종호 씨를 영입, 금융권을 겨냥한 ‘닷넷’ 확산을 꾀하기 시작했다. 한국MS 측은 안 상무 영입과 함께 오는 11월말 께 SQL서버2006, 비주얼스튜디오팀(개발툴), 비즈톡서버2006(미들웨어) 출시를 계기로 지난 2002년 이후 주춤했던 금융권 대상 닷넷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국MS는 안 상무가 한국IBM와 트라이튼테크를 거쳐 기업포털(EP) 업체 이넥션의 사장을 역임한 금융통으로 금융권 직접 영업과 협력사 영업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하고 있어 향후 그동안 라이선스 방식의 영업에 집중했던 한국MS의 금융시장 전략에도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