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제는 리눅스업계가 준비해야 할 때

윤대원

 사실 몰아붙이듯 추진하는 정부의 공개SW 육성정책에 대해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국산 리눅스 업계는 육성정책의 결실을 외산업체가 가져가고 나면 국산 리눅스 업체들은 과연 무엇을 얻느냐고 지적한다. 조만간 있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프로젝트에서도 외산 리눅스가 채택된다면 육성정책을 추진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정부는 지난 15일 공개SW 확산을 위해 한층 더 강화된 정책을 내놓았다. 내년도 정부부처 IT예산 편성에 공개SW 적용을 적극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48개 부처 정보화담당관과 협의를 진행, 공개SW 적용 가능한 사업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TF는 부처 내 공개SW가 적용될 수 있는 단일 시스템을 늦어도 다음달 안으로 선별키로 했다. 공개SW를 적용함으로써 절감된 예산은 그대로 부처에 환원시켜 다른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 제도도 마련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공개SW에 대한 정보화 예산을 우선 검토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예산안 작성 세부지침 개선작업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안에는 ‘국산 리눅스’를 육성하겠다는 문구는 없다. 정부가 판을 벌여 놓았으니 업체들만 제대로 준비하면 국산 리눅스 업체들의 성장은 분명하다는 정부의 의도는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내년에 시장이 본격 형성되니 국산 업체들이 분발해 기술력을 키우고 이를 토대로 외산과 승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기를 바란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이 같은 사실을 대변한다.

 그동안 ‘아시아눅스’ 프로젝트나 ‘부요’ 프로젝트 등을 통해 국산 리눅스의 성능이 예전보다 한층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지원체계나 리눅스용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한 것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으로 남아 있다.

 공개SW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정부는 그 나름대로 동원할 수 있는 강공책은 다 동원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외산과 겨뤄도 손색이 없는 기술력과 지원체계를 갖추려는 국내 업체들의 필사적인 노력이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