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제 연구프로젝트 활성화 기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러시아·캐나다·네덜란드·미국 등 세계 6개국을 고리 모양의 10Gbps급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잇는 국제 과학기술 연구개발 정보망인 ‘글로리아드(GLORIAD)’가 다음달 1일 개통된다고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를 비롯해 미국 국립슈퍼컴퓨터응용센터(NCSA), 중국 전산망정보센터(CNIC), 러시아 쿠르카토프연구소(MIST) 등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각국 연구기관의 슈퍼컴퓨터와 연구시설이 함께 연동된다는 것이다.

 글로리아드가 개통돼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망과 연결되면 우리 연구개발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히 개별 국가 연구망 간 네트워크 연결에 그치지 않고 여기에 접속되는 6개국의 첨단 연구시설을 강력한 초고속망으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한 연구소가 다른 국가 연구소의 슈퍼컴퓨터나 천체망원경·고에너지가속기 등 첨단 실험장비를 원격 조정하며 실시간으로 측정 데이터를 수집, 계산해 그 결과를 영상 단말기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연구소들이 최소의 네트워크 유지보수 비용만으로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환경을 갖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글로리아드가 개통되면 우리나라가 당장 20개 이상의 국제 가상연구실을 유치한 것과 같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연구개발망을 다른 국가와 연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중국·일본·프랑스 등 개별 국가와 네트워크를 연결해 각종 연구개발 정보를 교환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리아드처럼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단일 네트워크로 연구개발망을 연결하고 국제적인 ‘그리드’ 연구도 가능한 것은 처음이어서 기대가 크다. 국제적 연구개발 협업 환경이 조성됨으로써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같은 그리드 연구를 통해 핵융합·기상·전자현미경·나노 등 우리나라 기초과학 분야 발전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잘 알다시피 ‘게놈’ 프로젝트는 이러한 연구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뤄낸 대표적인 성과다. 천문학적 크기의 데이터로 100년 넘게 걸릴 연구를 빨리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연구원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각국 슈퍼컴퓨터 등 유휴장비를 활용해 계산하고 데이터를 긴밀히 공유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국·일본·영국·독일 등의 선진 과학 기술자들은 이처럼 서로 협력하고 보완적인 장비와 시설을 갖춰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실험장비 및 컴퓨팅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상상도 못했던 엄청난 연구를 해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이번 글로리아드 개통을 선진 8개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구 프로젝트인 ‘핵융합 실험로 구축사업’과 같은 세계적 초대형 첨단 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와 함께 선진국들이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망 연동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브로드밴드 구축이 비교적 늦은 유럽·미국·중국이 차기 인프라에서는 앞서가겠다는 목표로 최근 과학기술·교육망을 연동하는 등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우리도 글로리아드와 함께 남으로는 동남아, 북으로는 북한·러시아로 뻗어 나가는 소위 십자가(+) 전략으로 연구개발 초고속망 구축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야 동북아 연구개발 허브가 구축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핵심 원천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지금 급변하는 연구개발 패러다임을 인지하고 국내 과학기술 연구개발 환경을 고도화하는 데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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