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얼굴은 두 개다. 양면성이 있다. 빛과 어둠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 그래서 희로애락이 존재한다. 항상 좋은 일만 있다면 얼마나 즐겁겠는가.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교차한다. 이별이 있기에 만남이 반가운 법이다.
인터넷 세상도 그런 틀에서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이 세상을 변화시킨 핵심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인터넷은 순기능만 하는가. 순기능도 한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정보의 바다로 요트를 띄울 수 있다. 미국 MIT 미첼 교수는 “정보화가 유토피아를 이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정보화를 낙관적으로 바라본다. 앨빈 토플러도 “정보기술이 인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들의 말처럼 정보화는 우리 사회를 급변시켰다. 삶도 편하게 만들었다. 인터넷 뱅킹. 인터넷 쇼핑. 재택근무. e러닝. 원격진료 등 예전에 비하면 얼마나 편한 세상인가. 살맛나는 세상이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신용사회 정착에도 기여했다. 인터넷 뱅킹과 인터넷 쇼핑 등은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거래다. 이처럼 인간에게 편리함과 유용함을 더해 주는 게 인터넷이다. 그 바람에 우리는 인터넷인구가 3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것은 인터넷의 밝은 모습이다.
이게 전부라면 더 없이 기쁠 것이다. 그게 아니니 문제다. 요즘 인터넷이 무섭다는 말이 나온다. 인터넷의 역기능 때문이다. 인터넷의 그림자가 사회를 어둡게 만든다. 편리함과 익명성을 악용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을 매개로 한 범죄 수법이 갈수록 대담해진다. 성매매, 폭력, 자살사이트, 청부살인까지 등장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아버지를 죽여달라고 사이트에 올릴 정도다. 이에 더해 이번에는 인터넷 가짜 뉴스까지 실렸다. 오직 사실과 진실만을 전달해야 할 기사가 가짜로 게재됐다니 혀를 찰 일이다. 언론의 생명인 신뢰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일이다.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인터넷의 역기능의 끝이 어디일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다음에는 또 어떤 유형의 어두운 그림자가 뒤따라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정부도 인터넷 역기능 해소를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인터넷 119와 사이버명예훼손&성폭력상담센터, 청소년권장사이트 발굴, 인터넷 내용등급서비스 도입, e클린 코리아 캠페인 등을 전개하지만 성과가 낮다. 단속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각자의 자각 없이는 근절하기 어렵다. 이런 것도 남 탓할 게 아니다. 우리 자신을 탓해야 한다. 그간 인터넷 공급에만 치중해온 결과다. 인터넷 예절과 인터넷 문화정착에는 소흘했다. 학교나 가정. 사회가 건전한 사이버 세상 가꾸기에 보다 적극성을 보였다면 가짜 뉴스까지 등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난도 해서는 안될 게 있다. 우리가 인터넷강국이라고 해도 이를 사용하는 국민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낙후돼 있다면 후진국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두 부류가 있다고 한다. 이기적인 사람과 이타적인 사람이다. 최소한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자기 중심으로 세상을 살면 세상이 혼탁해 진다. 어떤 경우든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지금의 인터넷 모습은 우리 생각의 현주소다. 정보화가 유토피아가 될지 그 반대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보는 이에 따라 판단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인터넷의 역기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터넷을 아예 폐기할 수 없다면 그 길이 상책이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경위야 어찌됐건 인터넷 가짜 뉴스는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해당 인터넷 매체나 당사자 모두 반성해야 한다. 우리가 장난 삼아 삶을 사는 건 아니잖은가.
이현덕주간@전자신문, hd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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