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기술 벤처, 중국시장을 노리자

우리나라 민간 연구개발 현황을 보면 중소기업 연구소가 전체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상위 10대 기업이 전체 연구비의 43%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의 1인당 부가가치를 100으로 볼 때 중소기업의 1인당 부가가치는 34.5 정도로 낮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원천기술의 공급자 역할을 하는 정부출연연구소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 실적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확산시키고 혁신 클러스터를 구성해 전주기적으로 신기술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기술사업화를 통한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의 성공적인 육성을 위해서는 많은 요건이 요구된다. 우선 비즈니스 모델 개발능력을 보유한 기술사업화 전문기업이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기획·관리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허의 전략적 관리, 시장분석 및 기술 마케팅 그리고 상용화에 필요한 주변 기술과의 연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사업화 전문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또한 신기술을 사업화하는 초기 단계의 벤처 및 사업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기술사업화 전문투자펀드를 조성,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설립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술금융 공급 여건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해외기술정보 지원, 국제기술협력 지원, 기술수출 및 마케팅을 지원할 수 있는 글로벌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개발 무한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기술혁신 속도를 단축하기 위해 기술아웃소싱 전략이 중시되는 국제적인 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작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은 중소기업에도 도약의 기회이자 위협의 존재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GDP 기준 세계 6위국으로 부상했으며, 10년 후 미국·일본에 이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중국 시장에 대한 성공적인 기술사업화 비즈니스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최근에 모 대기업이 우리나라의 핵심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DMB 관련 기술을 중국에 수출했다는 기사로 눈길을 모은 적이 있다. 대기업은 자력으로 지적재산권의 보호하에 기술수출 등을 통한 기술사업화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 실질적인 법률·제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기구 설립을 필요로 한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중국 지적재산권 보호 및 전략센터가 설립돼 원활하게 운영된다면 중국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은 특허 권리보호 및 특허분쟁 대응 면에서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개별적인 마케팅을 통한 중국 시장 진출보다는 중국 현지에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이나 기술마케팅 전문기관을 중심으로 관련 업체 상호 간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국 시장 및 업체에 대응하는 것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대중국 기술 비즈니스를 추진할 때에는 더욱 객관적인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정부 산하기관 및 공인 협회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한국기술거래소와 비슷한 성격의 중국 정부 공공기관인 베이징기술교역중심을 들 수 있다. 이 기관은 칭화대 과기원 및 베이징대 과기원과의 기술협력, 베이징의 벤처캐피털을 포함해 자체적인 기술사업화 투자펀드, 국가 기술사업화의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국무원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등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중국과의 국제기술협력·기술이전·기술사업화 및 시장 진출 등의 기술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데 이 기관이 적합한 파트너로 보인다.

◆서주원-웰쳐기술 사장 jwsoh@wel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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