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 산업의 최고 화두는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다.
IT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 아날로그 방식이 디지털화되는 데다 다양한 기능을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융합화’가 급진전되는 추세다. 특히 휴대폰은 카메라는 물론이고 MP3, 3D 게임 기능에 이르기까지 복합화 경향이 뚜렷해 단일 기능 간의 지능적 융합화를 선도하는 분야다.
이러한 두 개념이 결합된 디지털 컨버전스 현상은 향후 다양한 신규 상품과 서비스 창출을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이다. 이 때문에 IT업계뿐 아니라 타 산업 분야에서도 디지털 컨버전스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를 제쳐 놓고서는 미래 비전조차 그릴 수 없을 정도다.
이런 디지털 복합화의 특성을 지닌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으로는 스마트폰, 카메라폰, MP3폰, DMB폰, 와이브로폰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DMB폰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이며 ‘통·방융합’의 대표적 산물로 손꼽힌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DMB폰은 몇 가지 아쉬움을 남긴다. 단순히 기존의 통화기능에 방송보기 기능을 추가한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수준은 디지털 컨버전스라기보다는 한 개의 기기 안에 두 개의 서비스가 공존하는 ‘기기의 융합’일 뿐이다.
기기의 융합에서 융합의 정도가 더해지면 서비스의 융합으로 이어진다. 카메라폰을 예로 들면 초기의 카메라폰은 단순히 전화를 걸고 사진도 찍는 휴대폰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싸이월드 블로그 서비스나 사진 인화 서비스와 결합해 사진을 찍고 이것을 블로그에 올리거나 인화를 맡길 수 있는, 카메라+통신 서비스가 제공되는 휴대폰으로 진화했다.
DMB폰도 마찬가지다. DMB폰도 기기의 융합을 거쳐 서비스의 융합 단계로 곧 발전할 것이다. 양방향 데이터방송이 실현되면 진정한 서비스 융합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눈에 띄는 서비스가 BWS(Broadcast Website Service)다. BWS란 웹 환경과 같은 서비스를 방송과 결합하는 기술이다. MOT(Multimedia Object Transfer) 프로토콜을 이용해 전송된 웹 사이트와 관련된 모든 파일을 수신기가 미리 받아 저장해 둠으로써 역방향 채널이 없더라도 인터넷 웹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로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구현하는 방송 서비스다.
쉽게 말하면 마치 TV를 시청하며 하나의 채널을 보는 것처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러한 서비스에 휴대폰의 CDMA망을 이용한 리턴 채널이 더해지면 방송을 보고 관련된 물품을 쇼핑하고 방송에 나온 레스토랑을 찾는 양방향(인터랙티브) 방송이 실현되는 것이다.
서비스의 융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될 전망이다.
BWS의 경우 국내 지상파DMB 표준에서는 방송 화면과는 별도의 채널을 부여 받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받는 ‘독립형’ 서비스만 논의되고 있지만 해외의 MHP, OCAP, ACAP 같은 표준에서는 방송 화면 내에서 직접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연동형’ 서비스가 이미 포함됐다. 방송프로그램과 연관된 정보로 구성된 연동형 데이터 방송은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 융합이다.
예를 들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김선아가 입고 있는 원피스가 마음에 든다면 즉석에서 상품정보를 검색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이러한 방송과 데이터의 ‘융합 서비스’는 우리에게 상상 이상의 편리한 생활을 제공할 것이며 관련 산업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할 전망이다.
디지털 컨버전스에 의해 새롭게 파생된 신규 비즈니스가 국내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주는 원동력으로 이어지는만큼 다양한 서비스로 진화되는 서비스의 융합은 꾸준히 지속돼야 할 것이다.
◆강관희 인프라웨어 사장 khkang@infraw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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