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로 이적하며 한국 축구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박지성 선수의 인기가 뜨겁다. 탁월한 멀티플레이 능력이 그의 힘이라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없다. 축구뿐 아니라 휴대형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도 이 ‘멀티플레이’ 능력이 화두다. 흔히 쓰는 용어가 ‘디지털 컨버전스’다.
박 선수의 성공과 디지털 컨버전스 기기의 성공 요건을 보면 유사한 점이 많다.
첫째는 뛰어난 멀티플레이 능력이다. 현대축구가 선수에게 원하는 것은 어느 포지션이나 완벽하게 소화하는 능력이다. 휴대형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휴대폰,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게임기 등 가지고 다녀야 하는 디지털 기기의 종류가 너무 많다. IT기기들은 이런 이유로 통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러 기능 중 어느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못하면 가차없다. 때문에 디지털 기기 제조업체들은 각각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게을리할 수 없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기 때문이다.
둘째는 풀타임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 즉 기술과 자금력이다. 90분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는 박 선수의 원동력은 강인한 체력이다. 디지털 컨버전스 기기로 치자면 개발 기업의 탄탄한 기술력과 자금력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휴대형 컨버전스 기기는 오랜 노하우로 쌓은 기술력을 한데 모을 수 있어야만 앞서 나갈 수 있다.
셋째는 바로 선진기술을 가진 강팀과의 경기 경험, 즉 얼리어답터를 통한 시장 경험이다. 박 선수는 2002월드컵에서 수많은 강팀과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어 유럽 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한국은 디지털 기기를 개발하는 데 좋은 시장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얼리어답터라는 강팀이 있는 것. 한국의 얼리어답터들은 제품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이를 공유할 수 있는 IT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은 언제나 IT기기 제조사들을 긴장시킨다. 하지만 깐깐한 한국 얼리어답터들을 만족시키고 나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흠잡을 데 없는 제품이 탄생하게 된다. 때론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겸허하게 그들의 의견을 수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시아라는 축구 변방에서 태어난 박 선수의 저력을 우리가 보았듯 휴대형 컨버전스 기기가 한국의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한재우 디지털큐브 마케팅부장 acroeye@digital-cub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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