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국제표준 외면하는 RFID

글로벌시대 기업의 생존 키워드로는 실시간 경영, 유연생산 시스템, 협력 등을 꼽을 수 있다.

 달리 표현하자면 언제나, 어디든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공급망관리가 기업경쟁력의 핵심요소라는 얘기다. 글로벌 마켓은 물류시스템 전반에 일대 혁신을 일으킬 공급망관리에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전자태그는 그 핵심이다.

 이러한 글로벌 마켓의 추이에 따라 국제표준화기구(ISO) 컨테이너 및 포장기술위원회의 공동 작업반은 오는 2007년까지 전자태그 응용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한창 작업중이다.

 표준 제정에 따른 물류현장의 실용화가 이루어지면 그야말로 물류혁명이 오게 되는데 이는 공급망관리에서 전자태그를 완벽하게 인식할 때만 가능해진다.

 ISO는 우선 전자태그 인식시스템 정확도는 99.999%, 즉 100만개를 처리할 때 단 1개의 오인식만을 허용한다.

 둘째, 모든 공급망관리에 적용되는 6단계인 제품, 소형박스, 물류상자, 팔레트, 컨테이너, 차량·배·기차 등의 탑재에서 전자태그는 다양한 성능만족을 요구하고 있다.

 거리, 입력된 강제 데이터를 유지하는 성능, 데이터 보호와 무결점 등의 보안, 지정된 저온과 고온에서의 사용 환경 조건, 배터리의 성능, 미국 통신위원회(FCC)의 전자파 방사기준, 재활용·재사용 등의 전자태그 운용성능, 개인정보보호 및 다른 전자태그와 상호운용성, 적합성, 비간섭의 성능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일례로 컨테이너용 전자태그의 배터리는 60일 성능지속과 20회 인식작업이 가능토록 되어 있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자태그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여러 주체는 위에서 열거한 제정 예정인 국제응용표준의 주요 기준에 대한 검토 없이 ISO/IEC/JTC1의 자동인식분과위원회(SC31) 또는 EPC 글로벌이 제정한 국제기술표준만을 고려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외국의 경우 공급망관리의 최대 난제인 소비자가 카트를 이용해 계산대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요금이 자동 계산되는 실증실험까지 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유통전문기업인 월마트는 단위제품의 인식률을 ISO의 시스템 정확도보다 더 까다로운, 거의 100%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진행중인 각국의 시범사업이 80∼90%의 시스템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어 기준에 크게 미달하고 있는 상태와 크게 비교됨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자태그의 가격과 바코드를 대신할 수요 및 공급관계를 고려하면 전자태그를 모든 단위제품에 부착하는 시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전문기관은 모든 저가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자태그 가격이 10원이고 완벽한 시스템 정확도가 전제될 때 물류공급망에서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2010년 전후 또는 그 훨씬 이후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물류산업 시범사업 주관기관이 제정할 예정인 전자태그 ISO 국제응용표준의 적합성 여부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하는 이유다.

 국제표준제정 내용과 일정에 맞추어 범정부 차원에서 ISO 가이드에 적합하게 인정기구를 설립하고, 전자태그 관련 제품·부품·장비·소프트웨어·시스템 등을 모듈별로 심사하고 평가할 수 있는 인정기관 및 공인 시험기관을 지정하는 등 체계적인 인정·인증·시험평가 기반을 구축하여야 한다.

 정보기술 선진국으로서 지속적으로 민·관이 파트너십을 갖고 공동으로 협력, 최저가 전자태그 개발과 물류 프로세스 혁신을 통하여 ISO 국제응용표준 시스템 정확도를 만족시켜야 한다. 이것만이 실용화를 통한 물류혁명으로 가는 길이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물류비 감소를 통해 제품원가를 줄이고 글로벌 마켓에서 제품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최금호 <산자부 기술표준원 물류교통표준과장> kum@at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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