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합작` 통해 실마리 푼다

 대형 금융권의 IT 자회사 설립 논의와 함께 IT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회사, 시중은행과 IT 전문 서비스 업체 간 합작법인 설립 가능성이 금융 IT업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의 IT 자회사 설립 가능성은 지난 2002년 우리금융그룹의 우리금융정보시스템(WFIS) 사례가 현실화된 이후 금융 IT업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더욱이 최근엔 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과 IBM·HP 등 다국적 IT기업, 삼성SDS·LG CNS 등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가 공동 출자를 통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향후 국내 금융권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 자회사 설립 가능성=현재 금융권 중 자회사 설립이 기정 사실화된 곳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하나은행이다. 지난달 하나금융지주회사 설립 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한 하나은행은 금융그룹의 전산 인프라 공동 이용 방침을 확인하고 IT 자회사 설립을 포함한 IT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현재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컨설팅을 진행중인 하나은행은 이 프로젝트에 정보기술아키텍처(ITA)·비즈니스아키텍처(BA)와 함께 그룹사 전반에 적용하기 위한 IT 거버넌스 수립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따라서 오는 11월께면 자회사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도출될 전망이다.

 또 내년 말까지 신한·조흥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사업을 진행하는 신한금융지주회사 역시 차세대 사업 이후 통합 전산 인프라의 유지·관리를 위한 자회사 설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에는 오는 10월께 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간 전산 통합 완료를 앞두고 있는 한국씨티은행, 한투증권을 인수한 한국투자금융지주회사(옛 동원금융지주) 등도 자회사 설립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합작법인의 이점=인하우스 방식과 아웃소싱 개념이 결합된 개념으로 볼 수 있는 IT 자회사 설립은 △IT 거버넌스 수립을 통한 투자와 관리의 효율성 제고 △비용 절감 △전문성 확보 등을 겨냥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자회사 설립 후 전산 인력의 이전과 조직 구성, 비용, 전문성, 노조 합의 등의 이유로 추진이 쉽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전문 업체를 통한 IT 아웃소싱 역시 금융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를 외부에 맡기는 데 따른 불안감과 내부 반발 등으로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기관과 IT 서비스 업체 간 이해가 맞닿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양 측의 합작법인 설립이다. IT 업체의 지분 투자를 결합한 합작법인을 설립, 금융기관은 투자의 부담을 덜고 IT업체로부터 안정적인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IT업체도 금융기관의 대규모 전산 서비스 수요를 중장기적으로 확보, 향후 확산될 아웃소싱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망=업계는 합작법인 설립이 외자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융 업계에 외국계 은행과 보험사의 진출이 진척되면서 IT 아웃소싱에 대한 본사 차원의 인식이 국내 금융기관에 비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IT 자회사 설립이 예상되는 국내 금융기관도 이 같은 합작 투자에 전격 합의할 가능성도 적지않은 시점에 왔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국IBM·한국HP 등 다국적 IT 업체들은 물론이고 삼성SDS·LG CNS 등 대형 SI업체들도 합작법인 설립을 못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다국적 IT 서비스 업체의 한 임원은 “은행 등이 IT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 대비하고 있으며 제의가 들어온다면 적극 협의에 임할 것”이라며 “다만 아직은 금융기관의 선택에 무게 중심이 놓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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