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게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다. 세계 IT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이 지수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증권거래소인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가 집계, 발표하고 있다. 93년에 시작됐으니 10년이 넘었다. 인텔, 모토로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 내로라 하는 반도체 기업 10여곳의 주가가 여기에 포함된다.
105년 전통을 자랑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도 필라델피아의 명물이다. 이 오케스트라는 스페인 전쟁 때문에 생긴 전쟁 고아와 미망인을 돕기 위해 1900년에 출범됐다. 필라델피아는 미 합중국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1776년 7월 4일 있었던 미국 독립선언과 1787년 헌법제정 회의가 모두 필라델피아에서 생긴 일이다.
‘생각하는 사람’의 로댕미술관과 세계 최대 넓이의 페어마운트 공원도 이곳에 있다.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를 떠올리기도 한다. 이들 외에도 필라델피아는 ‘미국 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러 개 갖고 있다. 최초의 은행을 비롯해 병원, 동물원, 극장, 일간신문, 아이스크림 등이 모두 필라델피아에서 처음 생겼다.
이처럼 풍성한 기록을 갖고 있는 필라델피아가 최근 또 하나의 ‘최초’를 추가했다. 그것도 IT 부문에서. 미국에서 최초로 시 전역에 무선인터넷(핫스폿 존)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완성은 내년 여름께로 잡고 있다. 시는 이 거대한 핫스폿 존이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연히 저소득층에게는 유선 인터넷보다 훨씬 싼 가격에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시의 야심찬 이 계획은 버라이즌 등 통신사업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고객을 빼앗길까 우려한 이들 사업자가 “시가 통신사업까지 하느냐”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양측이 갈등을 빚자 무선인터넷을 추진중인 다른 도시도 필라델피아 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필라델피아의 무선인터넷보다 진보된 와이브로 서비스를 내년에 도입한다. 누군가 필라델피아에 가서 “뭐 그깟 서비스 가지고 으르렁거리지 말고 한국의 와이브로를 배우라”고 훈수해 주고 오면 어떨까.
국제기획부·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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