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 10주년 기획](10)산업적 위상도 ’쑥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3년 문화산업 수출입 규모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의 견인차 ‘게임’. 게임산업이 놀라운 성장세를 거듭하며 영화·음악 등 전통적 엔터테인먼트부문을 제치고 전체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이끄는 동력으로 굳건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주변부 산업에서 메인 산업으로 그 위상과 중요성을 드높이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국내 게임산업이 여전히 ‘오락실’ 개념에 머물러 있는 듯 하지만 전체 매출규모는 이미 영화와 음악부문을 넘어선지 오래다. 특히 ‘대한민국 르네상스’라고까지 칭송 받으며 커가고 있는 영화산업을 능가하는 성장성을 구가하며 국가를 떠받치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의 핵으로 부상했다. 문화관광부가 최근 발간한 ‘2004 문화산업백서’에 따르면 게임산업은 지난 2003년 총매출 규모가 4조원에 육박, 2조3400억원 규모의 영화산업과 1조7900억원 규모의 음악산업을 크게 앞질렀다. <표참조>

 특히 게임산업은 2003년 우리나라 문화산업 전체 매출규모인 44조원의 10%선을 담당하는 주력 산업으로 떠올랐다.

 ◇성장세 차별화 뚜렷=게임산업은 지난 2002년 총매출 3조4026억원에서 2003년 3조9387억원으로 15.8%나 급성장했다. 2004년에는 4조3156억원으로 늘어났고, 올해 4조8927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5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에 영화산업은 98년 ‘쉬리’를 시작으로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속으로는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영화사·극장·배급사 등의 영화산업 매출은 지난 4월중 전년동기 대비 24.3%나 줄어 지난해 8월(-1.1%) 이후 9개월째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몇몇 영화작품의 대박신화와 달리 2001년 17.1%에서 2002년 21.4%로 성장률이 반짝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2003년 8.7%, 2004년 3.9%로 성장폭이 계속해서 둔화되는 추세다.

 음악시장 역시 음반부문이 2000년 4100억원의 규모로 정점에 달한 이후 매년 두자릿수의 하강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2003년 처음으로 디지털음악시장 규모가 1850억원으로 1833억원에 머문 음반시장을 제치고 새로운 성장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을 정도다.

 ◇수출규모 영화산업의 6배=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역량에 있어서도 게임산업이 월등하다. 영화와 음악이 내수 침체와 맞물려 수출에서도 허덕이고 있는 수준이라면 게임은 그야말로 ‘훨훨’ 날고 있다.

 지난 2003년 기준으로 게임이 1억8100만달러 어치나 수출된 반면 영화는 고작 3000만달러 규모에 불과했다. <그래프 참조>

 음악은 이 보다 더 비참하다. 전체 수출규모가 고작 13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이는 게임이 수출 기여도 있어 영화의 6배, 음악의 14배에 달하고 있음을 실증해 보인 수치다.

 ◇온라인게임 세계시장 성장세=한국이 최대 강점을 가진 온라인게임부문의 세계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도 한국 게임산업에 있어서는 영화·음악이 따라올 수 없는 기회요인이다.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규모는 2002년 첫 10억달러 선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커가고 있다. 2003년 20억달러, 2004년 32억3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한데 이어 올해 46억8000만달러, 내년에 62억달러 수준으로 커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 특히 2003년 기준으로 전세계 시장의 31%(6억8000만 달러) 가량을 점유한 1위 국가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내년 한국 온라인게임은 처음으로 전세계시장에서 20억달러 대 돌파를 노리고 있다.

 ◇세계적 업체 육성과 게임발굴 시급=한국이 게임산업에 있어 국경을 넘어 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주류로 나서기 위해선 세계적 업체와 게임의 육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엔씨소프트·넥슨 등 선도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커졌다. 문제는 글로벌수준에 부합하는 업체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지난 수십년간 세계 비디오게임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 업체와 게임브랜드 때문이었다.

 한국도 하루빨리 온라인게임 부분의 세계 최강 업체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세계시장을 호령할 수 있는 업체와 게임을 키워내는 것이 한국 게임산업을 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중심에 확고히 뿌리박게 만드는 첩경일 것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인터뷰-­넥슨 데이비드 리 공동대표

 넥슨은 한국 게임을 엔터테인먼트산업 중심에 끌어올린 주역중 하나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중국·일본 등 해외시장에서도 잇따라 개가를 올리며 글로벌 게임기업으로의 성장 기반을 탄탄히 쌓아가고 있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리 사장으로부터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 조건과 과제를 들어봤다.

 -게임산업이 갖는 매력과 성장조건은.

 △21세기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시 되는 시대다. 인터넷을 통한 이용자들간의 소통(interaction) 요구를 가장 잘 살린 온라인게임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부합하는 산물이다. 온라인게임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커나갈 수 있는 힘은 바로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장르의 흡입력에서 나온다.

 -한국 게임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게임은 본질적으로 문화콘텐츠다. 때문에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게임이라 할지라도 문화적 배경이 다른 외국 시장으로 나갈 경우 적절한 시장 파악과 전략적인 현지화작업이 필수다. 정부의 적극적인 게임 산업 육성 및 보호책도 필요하다. 최근 중국정부는 한국산 온라인 게임이 많은 인기를 얻자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정책을 심화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게임이 해외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 및 육성 정책이 요구된다.

 -해외 주요 시장 중에서 우선 역점을 두고 있는 지역은.

 △중국·일본·대만의 경우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게임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좋은 환경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 게임업체들에게도 아시아 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일차적인 숙제라 생각한다.

 -성공한 게임기업으로 남기 위한 전략은.

 △기본적으로 게임업체가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라 본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에게 최상의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게임 산업이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지다 보니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기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영해 나가느냐 또한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마케팅 및 홍보 등이 강화되고 동시에 좋은 게임을 발굴하여 퍼블리싱하는 노하우 또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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