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TV방송국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처음부터 치밀한 계획에 따라 선발된 보아는 30억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에 30억원이 없었기에 보아에 대한 투자는 일종의 도박이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에 대해 그는 회고했다.
물론 이수만의 도박(?)은 대성공이었다. 2000년 13세에 데뷔한 보아는 일본으로 진출한 지 1년 만에 오리콘차트 1위를 차지했고, 2004년 MTV아시아어워드를 수상했다. 이어 올 4월 두 나라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일본 콘서트가 전회 매진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보아 덕분에 소속사는 그야말로 대박을 맞은 셈이다. 이수만은 일본 유통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현지 기획사와의 제휴, 다국적 스태프의 참여 그리고 보아 본인의 노력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문화관광부가 지난 2000년 출자한 게임전문 펀드(게임전문투자조합1호)가 5년간 최종 수익률 53% 수준에 이르는 성과를 내고 해산했다.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9%로 4% 안팎의 은행 금리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높은 수익률 못지않게 이 펀드가 의미있는 것은 온라인 게임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다.
보아와 게임전문 펀드는 문화콘텐츠 분야에선 보기 드문 투자 성공 사례다. 그만큼 문화콘텐츠 분야에선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한때 게임과 포털 등 콘텐츠 분야에 묻지마 투자 열풍이 불었던 적도 있지만 과거의 일일 뿐이다. 벤처 거품이 걷힌 후 투자자의 발길이 끊긴 지 이미 오래다.
이런 까닭에 문화부의 1조원 모태펀드 조성 계획은 문화콘텐츠 업계로 하여금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문화부가 당초 계획을 바꿔 2700억원대의 문화산업진흥기금을 중기청 주도의 1조원 모태펀드에 출자키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잘만 운용되면 문화콘텐츠 업계에 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대기업들도 앞다퉈 문화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이 엔터테인먼트 펀드에 이어 음악 펀드 설립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문화부와 SK텔레콤이 각각 추진하는 문화콘텐츠 관련 투자 펀드가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다방면의 콘텐츠 분야에서도 ‘제2의 보아’를 탄생시키는 밑거름으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
디지털문화부 김종윤차장@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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