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포럼]디지털콘텐츠는 하늘이 내린 기회

‘문제는 콘텐츠다’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은 멀리 있어도, 조금 비싸도 찾는 이가 많다. 시청자도 재미있는, 맛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수신료를 마다하지 않고 찾을 것이다. 콘텐츠 품질 경쟁력은 방송과 통신의 미디어가 융합되는 상황에서 무게를 더한다. 최근 위성방송·DMB 등 신규 미디어의 출현으로 200개가 넘는 다채널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이러한 고민은 방송·통신분야 종사자들을 짓누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상파 재전송 문제는 뉴미디어가 탄생할 때마다 고정 메뉴의 논쟁거리로 떠오른다.

 이것은 ‘콘텐츠가 왕’이라는 식으로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항상 지상파방송의 사정권 내에 뉴미디어가 들어가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향후 어느 미디어가 시장우월적 지위를 누릴 수 있을지 예단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콘텐츠는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점이다.

 필자는 한 포럼에서 어떤 패널이 “디지털은 하늘이 우리나라에 내린 선물”이라고 한 말을 매우 인상깊게 들었다. 디지털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먹고 살라고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는 것이다. IT와 콘텐츠가 결합한 디지털콘텐츠 산업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기회라고 여겨진다. 디지털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의처럼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겠으나 결국은 ‘사람’과 ‘돈’ ‘제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인재 양성이다. 콘텐츠 산업은 매우 창의적인 두뇌를 요구한다. 고도로 훈련된 우수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획에서부터 제작·유통·서비스 그리고 다시 기획으로 선순환하는 구조에서 필요한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프로그램을 과감히 개편해 체계적·중장기적인 디지털콘텐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자.

 둘째는 돈 문제다. 의욕과 능력은 있는데 돈이 없다는 말을 수없이 듣게 된다. 대부분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정부에서는 곧잘 융자자금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말을 앞세운다. 그러나 수많은 투자조합이 생겨도 담보능력이 없는 영세사업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되는 현상만 낳게 된다.

 프랑스의 국립영화센터가 지원하는 ‘계좌개설 지원방식’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이는 무담보 신용대출을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최근 정부에서 모태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모쪼록 성공해서 뿌리를 내리기를 바란다.

 셋째, 제대로 된 디지털콘텐츠 아카이브의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신규 미디어의 콘텐츠 및 채널기획은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개발보다는 기존의 콘텐츠를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카이브 활용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렇게 되면 우수한 콘텐츠의 공급이 담보되고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비용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넷째, 디지털저작권 재정립을 위한 체계화된 저작권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최근 거론되는 저작권집중관리체계 마련 문제도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관리단체가 저작권을 위탁받아 저작권 관련사항을 계약부터 사후 분쟁사항까지 관리해 주고 저작권자에게 수입을 배분하는 구조는 합리적인 대안일 수 있다. 디지털콘텐츠는 권리관계가 복잡하다. 이전의 판권 개념에서 이해당사자들의 권리인 초상권, 시나리오저작권, 음악저작권, 원작자 로열티 등이 중요한 권리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원칙으로 돌아가 큰 틀 안에서 보아야 한다. 미디어융합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고 디지털방송의 전면실시를 앞둔 시점에서 콘텐츠 관련 업계·정책기관과 학계 등 모두 이해관계의 벽을 넘어 대승적 차원의 협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한 견지에서 ‘외주전문채널’ 설립 운영 문제 같은 것도 거부 일변도로 생각하기보다는 왜 이런 것이 나오려고 하는가를 탄력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유세준 한국뉴미디어방송협회장 sjryu@kn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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